제167화
“유리야, 무슨 일 있어?”
황이진은 송유리 얼굴에 떠오른 낯선 기색을 보고는 얼추 짐작이 갔다.
“내일 무슨 약속이라도 있어?”
송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쉽게도 개인적인 일이 하나 있어서요.”
“중요한 일이야?”
“꼭 가야 해요.”
그 말을 들은 황이진은 조금 아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눈앞에 두고도 송유리는 잡지 못한다니 안타까울 뿐이었다.
송유리가 시선을 내리며 말했다.
“게다가 전 그냥 평범한 학생일 뿐이잖아요. 설령 가서 뵌다 해도, 역할을 따낼 수 있을진 모르겠어요.”
“그럴 리가 없잖아! 너 이번에 출연한 연극 말이야. 완전 반응 터졌어. 나도 영상으로 봤는데, 진짜 좋더라. 혹시 그 감독님도 이미 봤을지도 몰라. 지금 딱 너 같은 신인 배우를 찾고 있을 수도 있고.”
하지만 송유리는 여전히 자신 없는 얼굴이었다.
“그건 너무 희박한 확률이에요.”
“확률이 어떻든 그게 뭐가 중요해? 유리야, 넌 자신감을 가져야 해. 너 연기 진짜 잘하고 예쁘잖아. 그런 배우라면 감독들이 먼저 잡으려고 줄 설걸? 아니면 그냥 네 연기 영상 들고 찾아가. ‘영상 속 여주인공이 바로 저입니다’ 하고 얼굴을 보여줘. 감독도 눈이 있으면 당연히 진지하게 보게 돼 있어.”
둘이 함께 식당을 나설 때, 황이진이 다시 말을 건넸다.
“유리야, 기회는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거야. 나는 네가 이번엔 좀 잡아봤으면 해. 물론 최종 선택은 너한테 달린 일이지만, 내 생각은 그래. 혹시라도 마음 바뀌면 언제든 말해. 난 늘 도와줄 준비 돼 있으니까.”
“이진 언니, 정말 고마워요.”
...
밤공기는 고요하고 차분했다.
송유리가 그린타운에 도착해 문을 여니, 따스한 전구색 조명이 온몸을 감싸안았다.
고개를 들자마자 소파에 앉아 노트북을 다루고 있는 고인성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송유리는 걸음을 멈췄다.
‘인성 씨가 왜 여기서 일하고 계시지?’
문 여는 소리에 고인성이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친 그 순간, 그의 깊은 눈동자엔 스치듯 지나가는 염려가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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