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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송유리의 얼굴에 걸려 있던 웃음이 서서히 굳어갔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오디션을 마치고 들떴던 마음은 흔적도 없이 가라앉았다. ‘내가 그걸 왜 깜빡했지... 고씨 가문은 평범한 집안이 아니잖아. 가문의 재력이 좋고 오래된 역사가 있을수록 더 까다롭고, 지켜야 할 예의도 많을 텐데... 하물며 경성에서도 손꼽히는 명문가라면 더하겠지.’ 송유리가 불안해하는 건 단순히 그녀가 늦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었다. 괜한 실수로 고인성까지 곤란한 상황에 부닥치게 되는 건 아닐까, 그게 더 걱정스러웠다. 그녀의 안색이 달라진 걸 눈치챈 황이진이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다. “왜 그래? 아까 즉석 오디션도 잘 해냈잖아. 감독님도 네 연기를 좋게 보신 것 같던데! 이번에 꼭 성공한다는 법은 없어도 얼굴은 제대로 각인됐을 거야. 다음에 딱 맞는 배역 생기면 바로 연락해 올걸?” “네. 언니, 고마워요...” “연기 때문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러면 뭐가 문제야?” 송유리는 입술을 달싹였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혹시... 남편 집에 처음 인사드리러 가게 되었는데, 이미 늦었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속으로 수없이 되뇌었지만, 고인성과의 관계를 지금 밝힐 수는 없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을 꾹 삼킨 채 고개를 숙였다. “괜찮아요. 저 먼저 가볼게요. 오늘 정말 감사했어요!” “진짜 괜찮은 거 맞지?” “당연하죠! 정말 괜찮아요. 잘 가요!” 송유리는 억지로 웃으며 손을 흔들고는 건물 밖으로 나와 고인성을 기다렸다. 하지만 손끝에 힘이 들어가 있었고 발끝은 자꾸만 바닥을 두드렸다. 불안한 마음은 숨기려 해도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인성의 차가 도착했고 송유리는 서둘러 문을 열고 올라탔다. “생각보다 금방 오셨네요.” “고속도로로 바로 빠졌어. 외곽 쪽은 차가 적어서 금방 왔지.” 송유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차창 너머로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다가, 속으로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제 진짜... 폭풍으로 들어가는 거구나.’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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