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3화
“너는 반항도 안 해?”
질책하는 어투였다.
더욱 억울해진 송유리는 눈가가 시큰해지면서 촉촉하게 젖어 들었다.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고인성을 쳐다보려 하지 않았다.
다 잘되라고 참을 만큼 참았는데 오히려 혼나기까지 하니 서러움이 북받쳐 올랐다.
“화내려는 건 아니었어.”
“네...”
송유리는 이미 눈시울이 붉어진 채 억지로 눈물을 삼키며 억울하면서도 애써 강한 척하는 모습이었다.
고인성은 그런 송유리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 출장 간 사이에 송유리가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을지 짐작이 갔다. 하지만 송유리는 단 한 번도 그에게 말하지 않았다.
지금 두 사람은 현관문 앞에서 쫓겨난 부랑자 신세나 다름없으니 꼴이 우스울 따름이었다.
한겨울이라 복도에 깔린 대리석 타일은 거대한 얼음덩이처럼 냉기를 뿜어냈다.
고인성은 당연히 집에 바로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닥치니 어이가 없었다.
“추워?”
송유리가 고개를 젓는 걸 보며 고인성은 자신의 외투를 벗어 그녀에게 걸쳐주었다.
커다란 고인성의 외투가 순간 송유리를 꼭 감쌌다.
송유리는 고인성이 걱정스러웠다.
“추울 텐데...”
“하지만 너 돌보는 게 더 귀찮아.”
“...”
독기를 머금은 듯한 말투로 한마디 뱉고 난 고인성은 돌아서서 지옥순에게 전화를 걸었다.
벨 소리가 오랫동안 울린 후에야 지옥순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들. 출장은 어때? 드디어 엄마한테 전화하네? 엄마 참 기뻐.”
지옥순은 얼굴에 붙인 팩을 만지며 모자간의 화목한 장면을 상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고인성의 차가운 목소리가 귀를 찔렀다.
“비밀번호가 뭐예요?”
“비밀번호? 무슨 비밀번호?”
“우리 집 현관 비밀번호 말이에요.”
“아, 맞다. 네가 말 안 하면 까먹을 뻔했네. 111888... 어? 너 집에 왔어? 미리 말해 주지 그랬어.”
“왜요? 내가 오기 전에 뭔가 좋은 일을 더 해두려고요?”
고인성은 고개를 숙인 채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딸깍.
문이 열렸다.
휴대폰 너머로는 지옥순의 불만 가득한 호통이 들려왔다.
“그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