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7화
“이진 씨 처음이 아니었어?”
주호진의 눈에 서린 충격이 감추어지지 않았다.
그는 처음이었고 어젯밤 온갖 정성을 다해 그녀를 다치지 않게 하려 애썼는데 그런 사실조차 미처 알아채지 못했다니.
황이진은 창백한 미소를 지었다.
오른손으로 왼손을 꼭 눌러 터져 나오려는 감정과 수치심을 억누르며 고개를 돌려 주호진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았다.
“그래요. 나 처녀 아니에요.”
주호진은 눈을 내리깔며 무언가 생각에 잠겼다.
황이진은 그사이 비워진 틈을 보고 재빨리 몸을 빼내려 했다.
“잠깐!”
주호진이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네가 전에 남자친구 있었던 건 상관없어. 내가...”
“남자친구 같은 건 없었어요.”
“그럼 어떻게...”
황이진이 그의 손을 뿌리쳤다.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지만 목소리는 단호했다.
“내 사정은 주호진 씨가 알 바 아니에요. 어젯밤 일은 그냥 실수였을 뿐이었어요.”
“그래도 내가 책임져야...”
“책임 같은 건 필요 없어요."
주호진은 포기하지 않고 황이진의 손목을 붙잡았다.
“먼저 해명할게. 이진 씨가 왜 내가 결혼한다고 오해했는지 모르겠지만 난 결혼할 사람이 없어.”
“어제 모델하우스에 가서 신혼집을 산다고 했잖아요. 게다가 사적인 일이라 묻지 말라고 했고. 사적인 일이면 왜 나한테 해명하는 건데요?”
“이진 씨가 오해하는 걸 원치 않아.”
황이진이 대답이 없자 주호진이 덧붙였다.
“이진 씨 실적 올려주려고 그랬어.”
황이진이 여전히 대답하지 않자 주호진은 계속해서 해명했다.
“빌라를 신혼집으로 사려는 건 맞지만 너와 나의 신혼집으로 생각했던 거야.”
황이진의 동공과 입술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주호진이 자신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 한 발을 내디딜 수 없었다.
“주호진 씨, 전 주호진 씨와 함께할 수 없어요.”
“왜?”
“주호진 씨는 너무 깨끗해서 쉽게 속아요.”
황이진는 허탈한 미소를 지었지만 그 미소에는 강렬한 비웃음이 서려 있었다.
“하지만 난 진흙탕에서 기어 나온 사림이에요. 주호진 씨를 더럽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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