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6화
그의 앞에 있는 컴퓨터 화면에는 한 편의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복도에 설치된 CCTV 영상이었지만, 그날 그들이 문을 닫지 않은 탓에 안쪽 상황이 조금 드러나 있었다.
영상 속에서 쨍그랑 소리가 울렸다.
컵이 바닥에 떨어진 소리였는데 잠시 후 송유리가 이마를 감싸 쥔 채 방에서 나왔다.
한 손에는 여행용 캐리어를 들고 있었고, 이마를 누르고 있던 손가락 사이로 피가 스며 나오고 있었다.
누군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는 송유리를 밀쳤다. 지서연이 가방을 빼앗자 안에 있던 물건들이 쏟아져 나왔다. 송유리는 이마의 상처를 감싼 채 바닥에 흩어진 물건들을 주우려 앉았다.
그렇게 비틀거리며 문을 나서는 그 모습을 보며 고인성은 그녀가 곧 쓰러질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인성의 이마에는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났고 표정이 싸늘하게 변한 채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송유리가 아까까지 차분하게 테이블 앞에 앉아 생강차를 마시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 그 자리에 있는 모두를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화면을 꺼버린 그의 얼굴은 어둡게 일그러져 있었다.
한참의 침묵 끝에 그는 휴대폰을 들어 한 통의 전화를 걸었다.
...
다음 날.
며칠째 흐리던 경성 날씨가 며칠 만에 개였다.
부드러운 햇살이 창문으로 스며들어 침실을 환하고 포근하게 비추었다.
황이진은 몸을 뒤척이다가 눈 부신 빛에 눈을 찌푸렸다. 잠자리가 편안하지 않게 느껴진 그녀가 자세를 바꿔 보려 몸을 움직이던 그때,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잠깐! 옆에 누가 있는 거야?’
황이진이 황급히 눈을 떴다.
“...주호진 씨?”
‘내가...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황이진은 벌거벗은 채 옆에 누워있는 주호진을 보고 당장이라도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심호흡하고 또 하며 겨우 진정하고 난 황이진은 조심스럽게 배 위에 올려진 주호진의 손을 치웠다. 그리고 옆에 떨어진 속옷을 집으려 손을 뻗었는데 등 뒤에서 주호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깼어?”
황이진이 간신히 잡은 속옷이 탁 떨어졌다.
막 진정된 것 같던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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