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2화
윤지훈은 불만스럽게 말했다.
“분명 내가 먼저 말했어요!”
여수아도 지지 않고 말했다.
“사랑에 순서가 없듯이 회사 계약에도 그런 말은 없어요”
이 두 사람의 조합은 바람이 불면 부서질 것처럼 허술했다.
회식이 끝나자 윤지훈은 ‘여동생’의 전화 한 통에 불려 나갔다.
황이진은 택시를 타고 집에 가겠다고 했지만 주호진이 굳이 그녀를 데려다주겠다며 두 사람은 그렇게 떠났다.
“내가 계산할게.”
고인성이 따라 일어나며 말했다.
“다들 그만 일찍 집에 들어가.”
사실 가장 일찍 집에 가고 싶은 사람은 그였다.
일찍 집에 가서 빨리 배불리 먹고 싶었다.
이 배부름은 물리적인 의미의 배부름과는 다르다는 걸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것이다.
여수아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 그녀의 얼굴빛이 흐려지더니 손가락이 떨리며 전화를 받을 용기를 내지 못했다.
송유리가 여수아를 처음 만난 오늘 내내 그녀는 늘 당당한 모습이라 지금의 이 변화가 이해되지 않았다.
“수아 씨, 괜찮아요?”
“괜찮아요.”
여수아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모두를 돌아보았다.
“잠시만 조용히 있어 줘요. 부탁할게요.”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여수아는 비로소 전화를 받았다.
“아빠...”
수화기 너머로 중후하면서도 단호한 남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오늘 저녁에 윤씨 가문 도련님을 만나기로 했잖아. 가지 않았어?”
눈을 내리 깐 순간 여수아의 눈가가 붉어졌다.
“아빠, 갔었어요.”
“갔었어? 허, 내가 보낸 사람이 너를 전혀 못 봤다고 하던데!”
여수아의 속눈썹이 살짝 떨리더니 한 방울의 눈물이 눈가를 타고 흘러내리며 목소리도 떨리기 시작했다.
“미안해요, 아빠... 제가 잘못했어요...”
“현장에 갔는데 윤지훈 씨가 안 오는 걸 보고 창피해서 들어가지 못했어요... 아빠 말씀도 안 듣고 그냥 가버린 건 잘못했어요... 윤지훈 씨가 날 싫어한다는 걸 알면서도... 기다려야 했는데... 죄송해요, 아빠.”
목이 메어 더는 말을 잇지 못했는데 큰 억울함을 당한 듯한 모습이었다.
만약 여수아와 윤지훈이 아무 일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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