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덕안은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원은 손을 들어 얼굴을 가린 채 어깨를 심하게 떨기 시작했다.
아니었다. 그는 단 한 번도 그녀가 죽기를 바란 적이 없었다. 그저... 그녀의 순종과 고요함, 다투지 않는 얌전한 태도에 익숙해져 있었을 뿐이었다.
일이 끝난 뒤 보상만 하면 된다고 여겼다. 금은보화와 비단이면 그녀를 달랠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니 모든 억울함을 견뎌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원은 시간은 충분하다고 여겼다. 최윤영이 안정을 찾고 아이들이 자라면 언젠가는 그녀에게 조금 더 잘해 주며 빚진 것을 갚을 수 있으리라 여겼다.
그러나 그는 잊고 있었다. 사람의 마음도 죽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최윤영이 송유서를 모욕하는 것을 방조했고 그녀가 뺨을 맞는 것도, 억지로 춤을 추는 것도 냉정히 지켜보았다. 더구나... 누명인 줄 알면서도 억지로 죄를 인정하게 하고 그녀를 의금부로 보냈으며 가족 같은 몸종인 녹주가 맞아 죽는 것을 눈앞에서 보았다.
그녀의 불행을 만든 건 모두 그였다. 그가 친히, 한 걸음씩 그녀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고 그녀가 품고 있었을지도 모를 마지막 정마저 짓이겨 버렸으며 살아가려던 마음을 완전히 꺾어 버렸다.
“저하, 부디 몸조심하시옵소서.”
상선 덕안이 엎드려 머리를 찧었다.
“나가라. 모두 물러나래도!”
이원이 붉게 충혈된 눈으로 외쳤다.
이내 침전에는 그만 홀로 남았다. 그는 비틀거리며 상에서 내려와 송유서가 머물던 곁전으로 향했다. 모든 것이 그대로였으나 주인 없는 공간은 유난히 적막했다.
화장대 위에 있는 장신구 함이 열려 있었다. 그 안에는 그가 하사한 보석과 장신구는 하나도 빠짐없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으나 얇은 먼지가 내려앉아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옥비녀를 들었다가 이내 내려놓았다.
함의 맨 아래에 무언가 깔려 있었다. 차가운 보석을 걷어 내자 누렇게 바랜 종이 한 장이 드러났다. 익숙하고 단아한 필체로 적힌 시구들이었다.
[평생 그리움을 모르다, 그리움을 알게 되니 그리움이 병이 되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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