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그래! 내 답을 해주지!”
결국 참지 못한 이원은 눈을 번쩍 뜨며 최윤영의 말을 끊었다. 목소리는 쉰 듯 갈라졌으나 단호함이 서려 있었다.
“나는 숙빈에게 연정을 품었다! 송유서를 연모했단 말이다! 미쳐 버릴 만큼 연모했고 마음속엔 오직 숙빈뿐이었다! 하지만 비겁하게도 내 마음 인정하지 못하고 너에게 한 약속으로 나 자신을 속이며 숙빈을 해치는 것으로 내가 너를 얼마나 연모하는지 증명하려 했다! 그런데 이제 숙빈이 죽었다! 내가, 숙빈을 벼랑 끝으로 몰아 죽였다! 이제 만족하느냐?!”
그 말에 최윤영은 벼락을 맞은 듯 멍하니 서 있었다. 얼굴의 혈색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니... 아니 됩니다. 전부 거짓말이어야 합니다... 저하께서 어떻게 숙빈을 연모하시는 겁니까... 숙빈은 그저 소첩 대신이었을 뿐이지 않습니까. 그저 저하를 위해 아이를 낳는 도구였지 않습니까...”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이 말이다.
“무어라? 도구?”
이원은 비웃듯 웃었다. 웃다가 끝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래, 나는 숙빈을 도구로 여겼다. 허나 이 마음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숙빈이 슬퍼하면 가슴이 답답했고 다치면 아팠으며 나를 향해 웃으면 사무치게 기뻤다. 남을 위해 춤출 때는 분노가 치밀었단 말이다! 그런데도 나는 인정하지 못했다. 너에게 미안할까 두려웠고 맹세를 어길까 두려웠으며 스스로가 우스운 존재가 될까 봐 겁이 났다!”
그는 갑자기 전각 문을 가리키며 서늘한 눈빛으로 말했다.
“지금 당장, 내 앞에서 사라져라. 그렇지 않으면 사람을 시켜 끌어내도 상관없다는 거로 간주하겠다. 마지막으로 말한다. 나가!”
최윤영은 그의 눈에 담긴 광기와 증오에 겁을 먹고 뒤로 물러섰다. 끝내 무너져 울음을 터뜨리며 뛰쳐나갔다.
이원은 바닥에 주저앉아 차가운 화장대에 등을 기댄 채 피 묻은 시가 담긴 종이를 움켜쥐고 얼굴을 손에 묻었다. 억눌린 통곡이 텅 빈 전각에 낮게 울려 퍼졌다.
“숙빈... 내가 잘못했다... 정말로 내 잘못을 알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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