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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장

조감독이 능청스럽게 웃으며 슬슬 본심을 드러냈다. “헤헤, 저는 단정우 씨가 우리 영화의 주연을 맡는다면 비록 이 작품이 대중적인 인기 장르는 아니어도 엄청난 여성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럼 자연스럽게 흥행도 따라오겠죠.” 강하나는 싸늘한 눈빛을 던졌다. “그렇게 생각할 거면 차라리 따로 프로젝트 하나 기획해서 아무렇게나 만든 엉망진창 시나리오에 미남미녀 몇 명 끼워 넣고 ‘비주얼 폭발’이란 마케팅으로 때려 넣죠. 두 달 만에 찍고 반년 안에 개봉해서 수익 몇백억 당기고 도망가면 되겠네요.” 조감독은 순간 입을 꾹 닫았다. 그도 알고 있었다. 강하나는 영화를 만들 때 흥행을 최우선 순위로 두지 않는 감독이었다. 심지어 그것이 중요도 순위에서 세 손가락 안에도 들지 않을 수도 있었다. 드디어 오디션이 시작되었다. 여덟 명의 배우가 차례로 무대에 오르자 강하나의 눈빛은 점점 차갑고 날카로워졌다. 그녀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고 그저 종이에 몇 가지 메모를 적거나 가끔 배우들에게 특정 감정을 추가로 표현해 보라고 요청할 뿐이었다. 드디어 단정우의 차례가 되자 오거스트를 포함한 모든 제작진의 표정이 달라졌다. 그 모습을 본 다른 배우들은 그저 속으로 탄식할 뿐이었다. 이미 외모부터 다른 차원이었기 때문이다. 이곳에 모인 배우들조차 업계에서 준수한 외모를 가진 정상급 배우들이었지만 그들 사이에서도 단정우는 단연 돋보였다. 이 바닥에서 잘생긴 얼굴은 타고난 재능과도 같다. 비교 자체가 불가능했다. 단정우는 무대에 오르자 자신이 뽑은 연기 과제를 강하나에게 건넸다. 그가 맡은 장면은 길거리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다가 차에 치이는 장면이었다. 강하나는 의자에 등을 기대며 조용히 그를 응시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그는 곧바로 색소폰을 부는 연기를 하지 않았다. 대신 노인을 연기하기 시작했다. 구부정한 허리, 거센 바람을 맞으며 비틀거리는 걸음걸이, 숨이 막힐 듯한 연속적인 기침. 마치 속이 뒤집힐 듯한 기침 소리는 듣는 사람마저 답답하고 안쓰럽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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