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장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문을 닫고 강하나는 손에 든 해장국을 내려다보며 문득 단정우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분명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고 심지어 그녀가 이마에 잠깐 손을 댔을 때조차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그런데 남자 주인공을 위해서 억지로 그녀를 챙기고 비위를 맞춰야만 하는 처지라니.
꼭 그녀가 상영 일정을 위해 진경준의 요구를 거스르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인생 참 쉽지 않네.’
강하나는 마지못해 해장국을 마셨다. 요즘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다시 병원 신세를 지고 싶지는 않았다.
다음 날 강하나는 알람 없이 자연스럽게 눈을 떴다. 하지만 이불 속이 따뜻해서인지 침대에서 일어나기 싫었다. 그래서 그냥 누운 채로 이정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인아, 주지연 씨 배역 결정됐어?”
이정인이 대답했다.
“지금 두 가지 캐릭터 중에서 고민 중이에요. 하나는 극 중 노인과 멀리 떨어져 사는 손녀, 다른 하나는 마트 카운터 직원이에요.”
강하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두 캐릭터에 관한 파일 나한테 보내줘. 주지연 씨한테 보내서 직접 고르게 하는 게 더 성의 있어 보이잖아.”
“알겠습니다.”
파일을 받자마자 강하나는 주지연에게 전송했다. 그러고 나서야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가운을 두른 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거실에 들어선 순간 단정우를 본 그녀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아니, 이 남자는 도대체 왜 남의 집에 이렇게 불쑥불쑥 나타나는 거야? 게다가 올 때마다 미리 연락도 안 하네. 뭐, 자기 집이라도 되는 줄 아나?’
“하나 씨, 어젯밤에 마침 양현호 선배님과 통화했어요. 오늘 하루 시간이 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하나 씨가 직접 뵐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어요.”
강하나는 원래 단정우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잔뜩 불만이었지만 그 말을 듣자마자 이내 눈빛이 반짝였다. 그녀는 얼른 헝클어진 머리를 대충 쓸어 올리며 말했다.
“그럼 바로 옷 갈아입고 나올게요.”
“급해할 거 없어요. 천천히 준비해요. 우선 아침부터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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