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8화
진수혁은 서지수가 공포를 누르고 끝내 성공해 내는 과정을 지켜봤지만,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
이대로 두면 그녀는 언젠가 지금의 모든 불편함을 스스로 극복하고 조용히 떠나 버릴지도 모른다. 그런 결말만큼은 용납할 수 없었다.
“아빠.”
진하늘이 할 말이 있어서 다가왔다가, 그가 서지수를 바라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음을 발견했다.
“오늘 같이 안 놀아서 삐졌어요?”
서지수가 고개를 들어 진수혁과 잔잔한 눈을 마주 봤다.
“그럴 수도.”
진수혁이 시선을 거두며 능청을 떨었다.
“달래 줄 거야?”
“싫어요.”
아이는 단번에 고개를 저었다.
오후 내내 서지수와 진하늘은 신나게 놀았다. 진수혁은 짐 들고 사진 찍어 주는 짐꾼 역할에 충실했다.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온 뒤 진하늘은 행복감에 쉽게 잠들지 못했다. 자야 하는 시간이 되었지만 잠들기만 하면 진수혁이 분명 소유리를 보러 갈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
밤 9시, 서지수가 진하늘을 재우고 방문을 닫았다. 그리고 거실에 앉아 있는 진수혁에게 한마디 던졌다.
“하늘이 자니까, 이제 가.”
진수혁은 시계를 흘끗 봤다.
“오늘은 아직 안 끝났어.”
“...”
서지수는 말없이 소파 맞은편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아직 그려야 할 그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수혁의 시선이 등에 꽂히는 듯해 집중하기 어려웠다.
다시 한번 내쫓으려고 한 순간 진수혁의 휴대폰이 울렸다.
“왜?”
그는 화면만 확인하고 무표정으로 받았다.
“내가 문자를 얼마나 보냈는지 알아? 왜 답장이 없어?”
고준석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뭔데? 못 봤어.”
고준석은 피곤한 기색으로 미간을 꾹꾹 눌렀다. 머리는 아직도 윙 울리는 것 같았다.
그는 메시지로 몇 번이나 했던 말을 다시 전하기 시작했다.
“소유리 씨 수술 오후 두 시에 끝났고 경과도 좋아. 한 시간 전에 깨어났어.”
“알았어.”
진수혁의 목소리는 밋밋했다.
“그게 끝이야?”
고준석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되물었다.
진수혁은 대답하지 않았다. 어떤 일은 굳이 친구와 나눌 필요가 없었다.
“소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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