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9화
진수혁은 입을 굳게 다문 채 미동도 없었다.
서지수는 그가 끝내 한마디도 하지 않자, 금세 쏟아낼 것 같던 말을 삼키고 옆에 놓여 있던 이어폰을 꺼내 귀에 꽂았다. 세상과 단절되어야만 마음이 가라앉을 것 같았다.
시간은 조금씩 흘러 23시 59분.
손목 초시계의 초침이 다시 12를 가리키는 순간, 진수혁은 휴대폰과 차 키를 집어 들고 일어났다.
방문이 쿵 하고 닫히고서야 서지수가 흘끗 시계를 보았다.
00:00:09.
그녀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다시 노트북 화면으로 시선을 돌려 일러스트 작업을 이어 갔다.
푸른 별장 아래 주차장.
“강 비서.”
진수혁이 차 옆에서 기다리던 강현서에게 키를 던졌다. 그는 뒷좌석에 몸을 기댄 채 짧게 물었다.
“어때?”
“대표님 예상대로입니다. 사고는 소유리 씨가 꾸민 일이었습니다.”
강현서는 공손히 대답하며 운전석에 앉았다
“대표님이 푸른 별장을 나가신 뒤부터 소유리 씨가 계속 뒤를 밟았습니다. 서지수 씨와 진하늘 군이 놀이공원에 들어가신 걸 확인하고서야 떨어졌고, 이후 따로 움직였습니다.”
차 안 온도가 뚝 떨어졌다. 진수혁도 소유리가 계산적인 건 알았지만 제 몸까지 걸 줄은 몰랐다.
“사고 전부터 충돌 순간까지 담긴 영상입니다.”
강현서가 업무용 휴대폰을 건넸다.
영상 속 소유리는 교통량이 많은 도로를 바라보다 갑자기 차도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곧이어 쿵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화면이 크게 흔들렸다.
이미 지친 탓에 깊게 패었던 진수혁의 미간은 더 심하게 찡그려졌다.
“병원으로 가.”
“네, 대표님.”
강현서가 즉시 시동을 걸었다.
경주 한울병원.
소유리는 자신이 한 일을 진수혁이 알 리 없다고 믿었다. 자정이 지나도 그가 오지 않고, 고준석마저 돌아가자 불안이 분노로 뒤바뀌었다.
“열두 시 지났잖아.”
진통제 탓에 몸 이곳저곳이 욱신거렸지만 가슴의 아픔이 더 컸다.
“아무리 애랑 하루 종일 있어도 지금쯤은 와야 하는 거 아니야?”
유시연은 그녀가 휴대폰을 들자 다급히 손을 붙잡았다.
“이 시간에 전화한다고 올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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