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0화
"이렇게 흠뻑 젖은 채로 나가면 아무 말 안 해도 고은 씨가 한 짓이라는 걸 알 거예요."
서지수는 최소한의 대가로 오늘의 일을 해결했다.
"그럼 고은 씨도 컨셉이 유지되고. 일석이조 아닌가?."
정고은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녀의 아름답고 똘망한 눈은 바로 앞에 있는 부드럽고 온화한 미모의 서지수를 향해 있었다. 시선이 마주친 순간 그녀는 서지수의 깊숙한 곳에 감춰진 강인한 마음을 본 듯했다.
강씨 가문이 파산하고 진수혁이 그녀와 이혼했다.
재벌가 사모님에서 평범한 직장인이 되었고, 의식주 걱정 없이 각종 명품을 마음껏 구매하던 시절에서 이제는 고정 급여만 받는 삶으로 추락했다.
’이렇게 큰 격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저 정도의 당돌함을 유지할 수 있는 걸까?’
"어때요?"
오랫동안 대답하지 않았다는 건 감정의 동요가 일어났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고은은 휴대폰을 꺼내 카메라를 켰다.
“솔깃한 제안인데 혹시 모르니까 사진 몇 장만 찍을게요. 만에 하나 지수 씨가 이 일을 털어놓으면 방금 찍은 사진은 가차 없이 공개할 거예요."
"좋아요."
서지수는 흔쾌히 동의했고, 심지어 손가락으로 브이 포즈를 취했다.
정고은은 그녀의 손을 내리고 찰칵 소리와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다.
"왜 이렇게 협조하는 거예요? 내가 이 사진들을 여기저기 퍼뜨리면 어쩌려고? 걱정 안 되나 봐요?"
그녀는 정말로 서지수를 이해할 수 없었다.
"고작 사진 몇 장에 뭘 걱정해요. 올리고 싶으면 올려도 돼요."
서지수는 무의식중에 김고은의 마음을 열고 조금씩 그녀의 마음속을 파고들었다.
“설령 말도 안 되는 헛소문을 내더라도 고은 씨에게 무슨 사정이 있을 거라고 믿어요.”
"미친..."
이런 멘트를 견디지 못했던 정고은은 욕설을 퍼붓고선 자리를 떴다.
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지수의 말들은 오랫동안 마비되었던 그녀의 마음에 약간의 충격을 주었다.
죽어 있던 가슴이 조금씩 따뜻함으로 채워지고 서서히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
서지수는 그녀가 더 이상 억지를 부리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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