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9화
서지수가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을 때 마침 그와 시선이 마주쳤다.
분명 그녀와 진민기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데 왠지 모르게 진수혁의 시선이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불편하게 느껴졌다.
진수혁은 헬멧을 바이크에 내려놓고 성큼성큼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짙은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검푸른 그의 눈빛은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강렬했고 진수혁은 피하지도 숨지도 않은 채 멀리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왔네?"
진민기는 평소와 다름없는 말투로 인사했다.
진수혁은 지나치게 가까이 붙어있는 두 사람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본능적으로 걸음을 옮겨 거리를 벌린 서지수는 자신의 행동을 깨닫고선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내가 뭐 죄지은 것도 아닌데 왜 눈치를 보고 있는 거지?’
"고준석은?"
진수혁은 그녀를 더 이상 보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진민기에게 물었다.
"준석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
"설마 준석 때문에 온 거야?"
진민기가 흥미롭다는 듯 묻자 진수혁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건 형이 참견할 일이 아니잖아. "
"2층에서 신 비서와 수다 떨고 있어. 아마 거의 끝났을걸?"
진민기는 안경을 고쳐 쓰더니 우아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나랑 같이 올라갈 거야?"
그러자 진수혁은 시선을 서지수에게로 옮겼다.
"우리가 나란히 걸을 정도로 좋은 사이는 아니라서."
"난 먼저 올라갈게."
진민기는 그의 날카로움에 흔들리지 않고 느긋한 어조로 말했다.
"지수 씨랑 잘 얘기해 봐."
"엄청 다정하게 부르네? 형수님이 질투하겠어."
진수혁은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없이 말했다. 진민기는 그가 일부러 자신을 화나게 하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
“형수랑 며칠 전에도 싸웠다며?”
"부부 사이에 말다툼 정도는 자주 있는 일이잖아. 너랑 지수 씨는 안 그래?"
진민기는 침착하게 받아쳤다.
"인정하는 건가?"
그제야 진수혁의 함정을 알아챈 진민기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마음대로 생각해. 어차피 네 생각에 달린 판단이잖아."
진수혁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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