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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화

그 시각, 2층 응접실. 진수혁과 진민기가 마주 앉아 있었다. 진민기는 비서와 보디가드 둘을 향해 턱짓했다. “나가 있어. 수혁이랑 할 얘기 있으니까.” “네.” 비서는 고개를 숙이고 문을 닫고 나갔다. 진민기가 고준석을 힐끗 보며 말했다. “네 친구도 나가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 할 얘기는 남들 귀에 안 들어가는 게 좋을 텐데.” 고준석은 무표정하게 시선을 돌렸다. 모든 판단은 진수혁에게 맡긴다는 뜻이다. “필요 없어.” 진수혁이 느릿하게 말했다. “난 너처럼 숨길 일 없거든.” “내 말을 듣고서도 그렇게 말할 수 있겠어?” 진민기가 입꼬리를 비틀며 웃었다. 둘은 성향이 정반대였다. 진수혁은 약점을 드러내도 개의치 않는 듯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왜 서지수한테 기웃거렸어?” “얘기 좀 하려고.” 진민기는 어깨를 으쓱였다. “얘기 하나 하려고 그렇게까지 판을 벌였어?” 진수혁은 오늘 밤의 치밀한 움직임을 떠올렸다. 이 정도면 단순한 일이 아니다. “보통 대화면 이럴 일 없지.” 진민기는 느릿하게 안경을 벗었다. “근데 난 네 어린 시절 얘기를 꺼냈고, 사진도 몇 장 보여 줬거든.” 진수혁의 기류가 묵직해졌다. 진민기가 안경을 다시 쓰며 물었다. “지수 씨가 너한테는 얘기 안 했어?” 고준석은 살짝 긴장된 눈길로 진수혁을 바라보았다. 속으로는 그를 대신해 긴장하고 있었다. 진수혁이 제일 꺼리는 주제가 바로 어린 시절이다. 완전히 묻어 버린 기억이라 누구도 입에 올린 적 없다. 그런 이야기를 진민기가 서지수에게 털어놓았다니 잠자는 호랑이의 코털을 건드린 셈이다. “지수는 내가 그 얘기 싫어하는 거 알아.” 진수혁은 서지수의 세심함을 떠올리며 호흡을 골랐다. “그런 본능적인 보호랑 애정, 형은 느껴 본 적 없겠지.” 진민기의 안경 너머 눈이 잠깐 반짝였다. “형은 오로지 권력이랑 이익만 신경 쓰니까.” 진수혁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급소를 찔렀다. “그럼 이것도 봐.” 진민기가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을 열어 테이블 위로 밀어 놨다. “이 사진도 지수 씨한테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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