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2화
진수혁은 말을 끝내자마자 전화를 끊어 버렸다. 소유리가 다시 입 열 틈조차 없었다.
쾅!
이미 금이 가 있던 휴대폰이 또 한 번 벽에 부딪혀 액정이 본체에서 아예 분리됐다.
문밖에 서 있던 경호원들은 곁눈질만 하고 들어오지 않았다.
병실의 답답한 공기와 달리, 서지수와 소채윤이 탄 차 안은 분위기가 훨씬 가벼웠다.
“진료 좀 본 거로 왜 그렇게 겁먹었지?”
조수석에서 서지수가 고개를 갸웃했다.
“임신, 유산, 낙태 정도라면 진수혁 성격에 신경도 안 쓸 텐데.”
“아직 정확한 건 못 찾았어.”
소채윤이 털어놨다.
“그런데도 바로 허락했어?”
“내가 입 다문다고 세상 사람들까지 입을 닫아 주는 건 아니거든.”
소채윤이 시동을 걸며 씩 웃었다.
“오기 전에 재호한테 전부 넘겼어.”
“역시 내 친구.”
서지수가 엄지를 치켜세웠다.
소채윤은 의미심장하게 이어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말끝을 길게 늘이며 고개를 돌렸다.
“계약서에 사인 찍힌 것도 아닌데 말로만 한 약속? 그건 약속이 아니야. 소유리는 사회 맛을 너무 몰라.”
서지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듣기 좋은 약속이라고 해도 종이에 못 박히지 않으면 다 헛소리라는 걸 잘 알았다.
“너 대학 때 소유리랑 같은 기숙사였다며. 병원 다닌 얘기 들어본 적 있어?”
“아니. 한 번도.”
서지수가 잠시 떠올려 봤지만 고개를 저었다.
“그런 소문 없었어.”
“뭐, 확실한 건 소유리가 진수혁한테 이 사실 들키기 싫어한다는 거야. 재호가 캐오면 그때 다시 고민해.”
“응.”
서지수는 짧게 대답했다.
회사 앞에 도착하자 소채윤은 그대로 차를 돌려 떠났다.
자리에 앉은 서지수는 오늘 있었던 일을 곰곰이 되새겼다. 그러나 아직 확실하지 않은 일이 너무 많아 결국 생각을 멈추고 일에 몰두했다.
시간은 어느덧 토요일이 되었다.
서지수는 평소처럼 육아영에게 레슨을 하고, 추가 수업 제안은 정중히 거절했다.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고는 병원으로 향했다.
먼저 서수민의 병실에 들러 두 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 소식은 병원 측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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