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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소유리는 갑자기 두려움이 밀려왔다. “너는?” 진수혁은 끝없이 선을 시험당하는 걸 싫어했다. “처음에 정했던 세 가지 약속, 기억해?” 소유리는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다른 방법을 택했다. “미안해... 내가 깊이 생각하지 못했어. 다시는 안 그럴게.” “편애는 여기서 끝이야.” 진수혁이 단호하게 잘랐다. “앞으로 우리 사이는 은인과 은혜 갚는 사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소유리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뭐라고?” “난 진수혁일 뿐, 네 남자친구도, 남편도 아니야.” 그는 예전의 약속 때문에 간섭하지 않았던 사실을 덧붙이며 말했다. “그러니까 거리 좀 두자, 소유리 씨.” “왜!” 소유리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날 밤 내가 너를 불렀다는 이유 하나로?” “그래.” 감정이 터져 나온 소유리는 마음속에 숨겨 둔 말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마음속 깊이만 품어 두었던 것들이 지금 이 순간 전부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그가 이 말들에 기분이 상하든, 자신을 미워하든 고민하지 않았다. 잡아 두지 못하면 완전히 잃어버릴 테니까. 은인 관계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거액의 돈? 근심 걱정 없는 호화로운 삶? 하지만 그가 자신이 진짜 구원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챈다면, 그런 것들은 단숨에 사라질 거다. 남는 건 아무것도 없고, 오히려 끝없는 보복만 돌아올 것이다. 진수혁이 차분히 말했다. “내가 약속한 건 네가 무사하도록 보살피겠다는 것뿐이야. 편애는 네가 요구해서 들어 준 거지, 내 약속이 아니야.” 약속을 하는 것과 상대의 조건에 수락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소유리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래도 들어주기로 한 건 지켜야 하는 거 아냐? 나 아직 완전히 낫지 않았어.” “네가 그 일들을 안 저질렀다면 당연히 지켰겠지. 하지만 넌 내 선을 여러 번 넘었어.” 소유리는 이런 자신을 비웃듯 피식 웃었다. 지난번에 이미 그가 냉정하다는 걸 깨달았어야 했는데 헛된 기대만 품었다. “너는 내가 조급하다지만, 사실 조급한 건 너잖아.”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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