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6화
“약속 중시한다더니 누가 알아? 진짜로 약속을 지키려는 건지, 아니면 밖에 사람 두는 스릴이 좋은 건지.”
소유리가 홱 내뱉었고 눈빛에 광기가 스쳤다.
첫 출근 날부터 이런 폭탄 발언을 들은 운전기사는 속으로 진땀이 났다.
진수혁은 미동도 없이 차분히 물었다.
“이제 가식은 끝난 건가?”
꽉 막힌 가슴이 터질 듯했던 소유리는 그가 어쩌면 늘 그렇게 냉정할 수 있는지 묻고 싶었다.
“네가 다 까놓고 말했는데 더 연기해 봐야 무슨 소용이야.”
그녀는 완전히 기대를 접었다.
“입만 열면 서지수 사랑한다면서 그게 진짜 사랑이기는 해?”
진수혁은 대답하지 않았다.
소유리는 그도 불편하게 만들고 싶었다.
“서지수가 이혼하자는데도 막는 게 그 사랑이야?”
“맞아.”
그의 답은 단호했다.
소유리는 코웃음 쳤다.
이게 사랑이라니, 기괴하기 짝이 없었다.
진수혁은 알고 있었다. 이혼해도 서지수에게 일이 생기면 결국 자신이 나설 거라는 걸. 그런데 그때는 소유리까지 돌봐야 한다. 겉으로는 소유리가 서지수 자리를 빼앗고, 이혼한 서지수가 불륜녀가 된다.
서지수에게 그런 오명을 떠넘기는 일은 절대 있어서 안 된다.
차라리 약속을 지키며 곁에 붙들어 두는 편이 낫다. 그녀가 자신을 증오해도 놓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녀와 아무 관계도 없는 삶 따위는 의미 없다.
“평생 나 책임지게 할 거야.”
소유리는 속으로 계획을 세웠다.
“내가 버티는 한 서지수는 절대 널 용서 못 해. 나만 힘든 게 아니야. 너희 둘도 편히 지낼 생각하지 마!”
못 얻을 바에는 그들도 편할 생각을 접어야 한다.
진민기가 말하기를 진수혁은 약속을 목숨보다 중시한다고 했다. 소유리는 예전 일을 알던 사람만 없애고 서지수가 완전히 잊게 만들면 된다고 여겼다. 그러면 평생 빌붙어도 아무도 모른다.
생각할수록 그 계획은 그럴듯해 보였다.
“생각 좋네.”
진수혁이 무심히 네 글자를 내뱉었다.
소유리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런 말을 하면 그가 화를 낼 줄 알았는데, 감정의 파동이 전혀 없었다.
“다 왔어.”
그가 휴대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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