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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윤재헌은 미간을 찌푸렸다. 가슴 어딘가에서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함이 스쳤다. 그는 관자놀이를 눌러 그 감정을 억눌렀다. “이사회에 늦으면 안 돼.” 이불을 감싼 한세린이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손끝으로 그의 등을 따라 원을 그리며 부드럽게 속삭였다. “그럼 오늘은... 일찍 들어와.” 한세린의 눈동자 속에는 은밀한 계산이 번뜩였다. 그녀는 윤재헌이 떠나자마자 곧바로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계획이 성공했다는 소식을 장민지에게 전했다. “내가 뭐랬니? 재헌이는 결국 너를 놓지 못할 거라고 했잖아.” 그녀의 목소리에는 감출 수 없는 기쁨이 배어 있었다. “병원 쪽은 이미 다 정리해 놨어. 그때 진료했던 의사도 오진이었다고 인정하기로 했고. 이제 네가 아이만 가지면 한서율이 뭐로 너한테 맞서겠어?” ... 윤재헌은 회사로 향했다. 회의실 문을 열자, 몇몇 이사진이 김성진을 둘러싸고 있었다. “김 상무님, 지금은 건강이 더 중요합니다.” “이런 회의는 영상 회의로 참석하셔도 됩니다.” 김성진의 창백한 얼굴에 옅은 미소가 걸렸다. “오늘 이 자리가 마지막일지도 모르죠. 저는 하루하루가 덤입니다.” 윤재헌의 시선이 김상진에게 향했다. 그는 회사의 핵심 인력이자, 말기 암 환자였다. 진단을 받은 뒤로 눈에 띄게 야위어 갔고 이제는 피부에 뼈만 걸친 듯했다. 의사가 그에게 내린 시한부 판정은 고작 반년이었다. 곧 회의가 시작되었다. 임원들이 차례로 단상에 올라 보고를 이어갔지만 윤재헌의 시선은 끝내 김상진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똑같이 불치병을 앓고 있음에도, 김상진에게서는 생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눈빛은 흐릿했고, 피부는 잿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하지만 한세린은... “대표님, 마케팅부 보고 드리겠습니다.” 임원의 목소리에 그의 생각이 끊겼다. “상세 자료는 메일로 보내주세요.” 회의가 끝나기가 무섭게 윤재헌은 휴대폰을 꺼내 한세린에게 전화를 걸었다. “세린아, 지난번 병원 진료 기록 좀 보내줘.” 한세린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갑자기 왜?” “괜찮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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