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비행기가 착륙했을 때, 햇살은 강렬하게 내려 쬐고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 때문에 그녀는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서나연은 간단한 짐만 들고 공항을 나섰다.
차가운 바람에 섞인 흙먼지 냄새가 얼굴을 스치자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재킷 지퍼를 꽉 잠갔다.
차창 밖 풍경이 빠르게 지나가고 넓은 하늘 아래 이어지는 산맥이 펼쳐졌다.
가끔 외딴 방풍림과 낮은 평범한 집들이 눈에 띌 뿐이었다.
서울 곳곳의 소음과 분주함 대신 광활하게 펼쳐진 멋진 풍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연구원은 시내 외곽에 위치해 있었다.
낡은 담장과 몇 동의 회색 건물이 마당 안에 자리하고 있었고 현대적인 유리 건물이 우뚝 서 있는 서울 연구원과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었다.
서나연을 맞이한 사람은 연구원 행정과 강 주임, 그녀는 온화한 미소를 띤 중년 여성이었다.
“서나연 씨 맞으시죠? 긴 시간 오시느라고 수고하셨어요!”
강 주임은 환하게 웃으며 그녀를 기숙사 쪽으로 안내했다.
“여기는 서울에 있는 연구원과 조건이 다를 수 있어요. 위치는 외지고 시설도 오래됐지만 너무 싫어하지는 말아주세요.”
“괜찮아요. 이 정도면 훌륭하죠.”
서나연은 담담히 대답했다.
기숙사는 2층 끝에 있었고 독방에 욕실이 딸려 있었다.
가구는 단순했지만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침대 하나, 책상 하나, 옷장 하나, 창가에는 생명력이 강한 선인장이 하나가 놓여 있었다.
“먼저 쉬면서 자리 좀 정리하세요. 업무는 급하지 않아요. 내일 제가 환경에 익숙해지도록 안내할게요.”
강 주임은 몇 마디 덧붙이고 자리를 떠났고 서나연은 환기를 시키려고 창문을 열었다.
창문 밖에 펼쳐진 풍경은 너무 비현실적이라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여기엔 유재민도, 채유진도, 그녀를 숨 막히게 했던 시선과 수군거림도 없었다.
서나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짐을 풀기 시작했다.
오후, 그녀는 먼저 자료실을 둘러보기로 했다.
연구원은 크지 않았다.
자료실은 1층 구석에 있었고 문이 열려 있어 내부가 훤히 보였다.
안에는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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