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화
그날 저녁 진나연은 긴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사건 서류 때문에 평소보다 조금 늦게 로펌을 나섰다.
날이 어두워지자 도시의 불빛이 하나둘 켜지고 있었다. 그녀는 평소처럼 로펌에서 멀지 않은 노상주차장으로 걸어가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가 차 키를 꺼내려고 하는 순간 본능적인 강력한 위기감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등골이 오싹해 난 그녀는 몸을 홱 돌렸다.
검은색 후드티를 입은 덩치 큰 한 남자가 SUV 뒤에서 유령처럼 스치듯 나타났다.
그의 손에는 소음기가 달린 권총이 들려 있었다. 까맣게 빈 총구가 그녀의 심장을 정확히 조준하고 있었다.
그 순간 시간이 멈춘듯했다.
진나연의 동공이 격하게 수축했다. 머릿속이 하얘진 그녀는 몸이 굳어 꼼짝도 할 수 없었다.
킬러가 방아쇠를 당기려는 찰나의 순간...
“나연아! 위험해!”
목이 찢어질 듯한 외침이 주차장의 정적을 산산이 조각내버렸다.
측면에서 그림자 하나가 믿기 어려운 속도로 튀어나왔다.
민도준이었다.
그는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나타났다. 어쩌면 그는 줄곧 유령처럼 주변을 맴돌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탕!
묵직한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총알은 진나연을 빗나가 대신 몸을 던져 그녀를 막아선 민도준의 가슴을 꿰뚫었다.
엄청난 충격으로 그의 몸이 움찔하며 뒤로 꺾였다. 그와 동시에 따뜻한 피가 분수처럼 솟아올랐다. 그중 몇 방울이 진나연의 하얗게 질린 얼굴에 튀었다.
민도준은 고통을 참으며 굳은 의지로 진나연을 꽉 움켜잡고 자신의 등 뒤로 숨겼다. 자신의 등으로 킬러의 두 번째 총알을 막아서려 했다.
눈이 피로 붉게 물든 그는 죽음을 각오한 맹수처럼 킬러를 응시했다. 마지막 숨으로라도 킬러를 집어삼킬 듯한 위협적인 눈빛이었다.
킬러는 이 뜻밖의 변수에 잠시 멈칫했지만 곧바로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권총을 겨누었다.
탕! 탕!
다시 두 발의 총성이 울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킬러가 쏜 게 아니었다.
주차장 입구에서 익명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도착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은 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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