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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마침내 수술실의 등이 꺼졌다. 의사가 나와 지친 얼굴에 안도한 기색을 띠며 말했다. “환자가 운이 좋았어요. 총알이 심장을 비껴가는 바람에 과다 출혈이 있었지만, 생명은 건졌어요. 일단 중환자실로 옮겨 경과를 지켜볼게요.” 천천히 고개를 든 진나연은 특별한 표정 없이 살짝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녀는 그를 보러 안으로 들어가지도 않았고 떠나지도 않았다. 그저 중환자실 밖 복도에 놓인 긴 의자에 앉아 하룻밤을 새웠다. 이튿날 아침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한 뒤 거울 속 초췌해진 자기 얼굴과 옷에 마른 핏자국을 바라본 그녀의 눈빛에는 아무런 감정도 스치지 않았다. 민도준은 중환자실에서 사흘 동안 혼수 상태에 빠져있었다. 깨어났을 때 눈부신 백색 광선 때문에 그는 불편해 눈을 가늘게 떴다. 가슴에서 전해오는 격렬한 통증은 그가 의식을 잃기 전 일어났던 모든 일들을 상기시켜 주었다. 간신히 눈동자를 움직이자 그의 흐릿한 시야가 서서히 맺혀 갔다. 가장 먼저 보인 것은 병상을 지키며 앉아 있던 비서였다. “나연이는...” 그는 입을 떼었다. 목소리는 마치 망가진 풀무처럼 메마르고 귀에 거슬렸다. “... 나연이는... 괜찮은 거... 맞지?” 비서는 급히 몸을 굽혔다. “대표님, 깨어나셨군요. 정말 다행이에요! 진나연 씨는 무사해요. 상처 하나 없어요. 안심하세요.” 이 말을 들은 민도준은 마지막 힘까지 다 써버린 사람처럼 무겁게 안도의 숨을 내쉬며 다시 눈을 감았다. 눈가에서 축축한 빛줄기가 스치듯 흘러내렸다. ‘다행이야... 다행이야...’ 하루가 더 지나 그의 상태는 어느 정도 안정되어 일반 VIP 병실로 옮겨졌다. 오후가 되자 병실 문이 살며시 열렸다. 진나연이 걸어 들어왔다.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그녀는 꽃다발도 과일 바구니도 들지 않은 채 지나가다 들른 것 같은 평온한 모습이었다. 민도준은 창밖을 응시하며 멍하니 있다가 움직임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순간 그의 눈에 놀라움과 함께 흐릿한 빛이 스치더니 몸을 일으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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