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그 생사를 가르는 시련은 마지막 불씨처럼 진나연의 뼛속까지 남아 있던 마지막 방황과 연약함까지도 태워버렸다.
그녀는 민도준을 병원에 남겨둔 채 피비린내와 절망으로 가득했던 그 기억을 봉인한 뒤 다시는 돌아보지 않았다.
로펌에 돌아온 그녀는 예전보다 더 깊어진 집중력과 냉정함으로 일에 몰두했다.
국제 분쟁 사건에서 발휘한 뛰어난 능력과 강직한 기질로 그녀는 단숨에 주목받는 존재로 부상해 더 이상 단순히 유능한 법률 사무보조가 아니었다.
그녀는 이제 독자적으로 사건을 수임하기 시작했다. 특히 재외교포와 사회적 약자들의 편에 서서 정의를 구현하는 데 주력했다.
그녀가 담당하는 사건은 증거가 탄탄하고 논리가 정연하며 법정에서는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 변론으로 점차 현지 사법계에서 확고한 명성을 쌓아갔다.
3년 후 정상 로펌의 파트너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진나연을 로펌의 정식 파트너로 초빙하기로 결의했다.
그녀는 더 이상 그 누구에게 의지해야 하거나 어둠 속에서 생존을 도모하던 진나연이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의 전문성과 강인함 그리고 공감 능력으로 이 낯선 땅에 완전히 자리 잡고 자신의 가치를 실현했다.
그녀의 사무실 창문은 환하게 열려 도시의 풍경을 조망했다. 햇살이 가득 채워진 책상 위에는 동생 진나우와 함께 찍은 사진이 놓여 있었다. 사진 속 그들은 눈빛이 맑았으며 진실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진나우도 대학을 졸업하고 뛰어난 컴퓨터 실력을 바탕으로 유명한 IT 기업에 입사했다.
이제 그는 자신감 넘치는 밝은 성격의 소유자로 어두운 그림자는 더 이상 그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남매는 이따금 만나 함께 밥을 먹거나 여행을 다니며 일상의 이야기를 나눴지만 지난날의 기억만은 서로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았다.
그 상처들은 여전히 존재했지만 더는 곪아 아프지 않고 단단한 딱지가 되어 삶의 일부가 되었다.
하늘이 파란 물감을 씻어 내린 것처럼 맑은 어느 날 아침 진나연과 진나우는 간결한 여행 가방을 든 채 국제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수년간 살아온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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