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3년의 세월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스틸라 한 나라의 겨울 수도는 온통 하얀 눈으로 덮여 있었고 공기는 맑고 차가웠다.
진나연은 이제 국제 인권법 분야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위상을 갖추게 되었다.
그녀는 이민자와 여성 권리에 특히 중점을 두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로펌에 합류했다. 탄탄한 법률 전문 지식과 풍부한 실전 경험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깊은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그녀는 영향력 있는 사건들을 성공적으로 수임하며 널리 주목받았다.
정성을 들여 만든 표현이 격식 있는 초대장이 그녀의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2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글로벌 로 앤드 저스티스 국제 포럼 운영위원회가 보낸 것으로 그녀를 강연자 중 한 사람으로 지명하며 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 포럼은 세계적인 법률 전문가들이 모이는 자리로 그녀의 전문성을 인정받은 셈이었다.
진나연은 초대장을 꼼꼼히 읽어본 후 담담히 수락했다.
그녀에게 이것은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발언대가 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였다.
포럼은 수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 회의장에서 열렸다.
회의장은 빈자리 없이 가득 찼다. 화려한 조명 아래 다양한 피부색과 언어를 가진 엘리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날렵하게 핏된 네이비색 정장을 입은 진나연은 묶은 머리와 과하지 않은 화장으로 연단에 당당히 올라섰다.
스포트라이트가 그녀를 비추었다. 그녀는 평온한 눈빛으로 관중석을 훑어본 뒤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유창한 영어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녀의 주제는 절차적 정의의 장벽과 실질적 정의의 추구... 국제적 약자 계층의 권리 보호 관점에서였다.
그녀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례를 바탕으로 현행 국제법 체제의 허점과 난관을 분석했으며 정확한 어휘와 명료한 논리 그리고 인문학적 온기를 잃지 않는 표현으로 관중석에 때때로 터져 나오는 박수를 끌어냈다.
연단 위에 서 있는 그녀는 자신감에 차 있었고 여유로웠으며 잠재된 빛을 지녔지만 결코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는 존재감을 풍겼다.
그녀는 더 이상 누구의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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