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구시헌은 간신히 참으며 말했다.
“이렇게 큰 일을 제가 어떻게 착각할 수 있겠어요? 맞아요, 제가 납치됐을 때 미정이가 위험을 무릅쓰고 저를 구해줬어요. 그건 지금까지도 잊지 않고 있고 정말 고맙죠. 하지만 그 사건이 끝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저는 우연히 염미정의 유산 보고서를 발견했어요. 만약 그 아이가 제 아이였다면 왜 저에게 말하지 않았을까요?”
여기까지 말한 구시헌은 몸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마에는 잔뜩 핏줄이 서 있었고 금방이라도 폭발할 듯한 기색이었다.
“진실은 하나뿐이에요. 염미정이 저를 배신했고 그 아이는 다른 남자의 아이인 거죠!”
오랫동안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비밀을 꺼내놓자 그는 기운이 쭉 빠진 듯 보였다.
“염미정은 저를 배신했지만 그래도 저는 염미정과 헤어질 결심이 서지 않았어요. 그래서 스스로에게 말했죠. 염미정이 스스로 솔직하게 고백하고 잘못을 인정하기만 하면 저는 무조건 용서할 거라고. 그래도 지난 5년 동안 염미정은 저를 위해 참 많이 희생했고 목숨도 걸어줬죠.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털어놓지 않았어요. 제가 은근히 돌려 말해도 못 들은 척만 했어요! 그래도 저는 염미정을 포기할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염미정은 저한테 어떻게 했어요?”
염미주는 잠시 멍해졌지만 염미정이 그런 사람일 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속으로는 은근히 기뻐하며 기름을 부었다.
“시헌 오빠, 언니를 너무 미워하지 마요. 혹시 사정이 있었을지도 모르잖아요?”
“사정?”
구시헌은 비웃듯 말했다.
“무슨 사정일까요? 마음이 떠난 것뿐이죠! 아빠, 엄마, 미정이가 저를 배신했는데 제가 왜 복수하면 안 돼요? 애초에 저는 정말로 외도할 생각도 없었고 더군다나 미주를 미정으로 착각하게 될 줄도 몰랐어요. 하지만 이미 저질러진 일이고 미주는 제 아이를 가진 상태였어요. 배신당한 제가 복수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에요? 그런데도 염미정은 끝까지 물고 늘어져 저와 미주의 아이마저도 해쳤다고요!”
그는 말할수록 분노가 치밀어 눈이 붉게 충혈됐다.
“자기 몸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