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화
주도윤이 물러나자 서현우는 긴 다리로 성큼 걸음을 옮겨 집 안으로 들어왔다.
이내 문이 닫히고 그가 입을 떼려는 순간, 향긋한 냄새가 풍겨왔다.
냄새는 식탁 쪽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서현우의 시선이 자연스레 그곳으로 향하자 윤소율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혹시 식사 안 하셨으면 저희랑 같이 드실래요?”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의심스럽다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요리도 할 줄 아십니까?”
“저는 못하죠.”
윤소율은 웃으며 서이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안이가 해 줬어요.”
“뭐라고요?”
그 말에 서현우의 시선이 곧바로 아이에게 향했다.
“네가 요리를 했다고?”
서이안은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요리가 뭐가 어려워요? 한 번 보면 할 수 있죠.”
윤소율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의 대화에 껴들었다.
“게다가 맛은 서씨 가문 전문 셰프들가 한 것보다 훨씬 낫던데요.”
“드셔본 적 있습니까?”
서현우는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앗! 이 말은 하면 안 됐는데. 실수했다.’
그래서 그녀는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그건 이안이가 한 말이에요. 이안이가 늘 말했잖아요. 셰프들이 해 준 밥은 맛없다고.”
윤소율의 임기응변에 서현우는 더는 꼬투리를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곧 다른 생각이 스쳤다.
‘감히 내 아들에게 요리를 시켜?’
서현우는 잔뜩 굳은 표정으로 윤소율을 째려보더니 물었다.
“제 아들을 부엌에 들인 것도 모자라 요리까지 시켰습니까?”
그의 목소리에는 노골적인 불쾌함이 서려 있었지만 윤소율은 오히려 당당했다.
“아드님이 하겠다고 한 거예요. 아이가 원해서 한 건데 왜 그렇게 화내세요?”
“맞아요! 제가 원해서 한 거예요!”
서이안도 엄마 편에 서며 끼어들었다.
“그리고 제가 만든 건, 아빠는 못 드세요.”
“나는 못 먹는다고?”
서현우의 안색이 더 어두워졌다.
“네! 아빠도 드시고 싶으면 스스로 하세요. 레시피 보면 금방 알잖아요? 제가 할 수 있으면 아빠도 할 수 있을 거예요.”
팔짱을 끼고 서 있던 서이안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계속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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