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화
그때 그 사건은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처리했다고 자신했고 모든 꼬리를 잘라냈다고 믿었다.
그리고 유괴범은 이미 불길 속에 휩싸여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미 죽어버렸으니 입도 막았다고 생각했지만 서이안, 그 아이 자체가 가장 명백한 증거였다.
도저히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만약 모든 게 밝혀지면 서현우가 결코 가만있지 않을 걸 알기에 임채은은 덜덜 떨었다.
‘윤서린 그 여자는 이미 죽었는데 왜...’
그때 차라리 서이안도 같이 목을 조여 죽여버려야 했다는 생각과 흔적을 남기지 말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후회가 밀려왔다.
임채은이 아무리 태연한 척하려 애써도 새하얗게 질린 안색은 감추지 못했다.
그걸 서현우가 놓칠 리 없었다.
“뭐야. 고작 친자 검사 하나인데 왜 안색이 그렇게 창백해지는 거지?”
그러자 진수희가 서둘러 임채은을 감싸안으며 나섰다.
“우리 채은이가 그냥 마음이 서늘해져서 그래. 현우야, 네가 시험관 시술이 어떤 고통인지 알기나 하니? 난자 채취만 해도 얼마나 큰 고통인데? 얘가 다 뭐 때문에 그걸 감수했는지, 너도 잘 알잖아. 그런데도 이렇게 의심할 수 있니? 너희는 같이 자란 사이야. 이 정도 신뢰도 없는 거야?”
“저는 아무도 믿지 않습니다.”
서현우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계속 말했다.
“심지어 자기 자신도 속이는 게 인간인데... 제가 대체 누굴 믿을 수 있겠습니까?”
그는 손에 움켜쥔 머리카락을 꼭 쥐었다.
“저는 곧바로 이걸 감정 기관에 보낼 겁니다. 아마 내일이면 결과가 나오겠죠. 더는 귀찮게 하지 않겠습니다. 오늘은 제가 실례했습니다.”
아무 미련 없이 돌아서 나가버리는 서현우를 집사는 난감한 듯 따라 나가 배웅했고 한참 뒤에야 돌아와 낮게 보고했다.
“가셨습니다.”
임채은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고 도우미들이 아무리 부축해도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채은아, 어서 일어나야지.”
진수희가 다급히 붙잡아 일으키려 했지만 임채은은 눈물을 머금고 외쳤다.
“끝났어요. 이제 다 끝났다고요.”
그녀는 눈빛에 광기를 띠며 진수희를 쳐다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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