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8화
하지만 서이안이 자라면서 서현우의 아버지로서의 사랑도 조금씩 싹텄다.
서이안이 걷는 법을 배우고 말하는 법을 배우며 처음으로 그의 손을 잡고 처음으로 입을 열어”아빠”라고 부르는 순간마다 그 모든 장면이 그의 마음에 깊이 새겨졌다.
“이안아...”
윤소율은 여전히 그를 깨우려 애썼다.
“이안아, 지금 나랑 장난치는 거지? 이 장난은 조금도 재미없어. 깨어나 봐 응?”
그녀는 아직 그를 귀여워해 줄 겨를도 그동안 그에게 졌던 빚을 갚을 겨를도 없었다.
‘이안이가 어떻게 마음 편히 이 침대에 누워 눈을 뜨지 않을 수 있지?’
“서이안, 네가 피곤해서 잠깐 자고 싶은 거지? 잠에서 깨어나면 눈을 뜨고 일어날 거지?”
윤소율은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속삭였다.
‘엄마가 네가 깨어나기를 기다릴게. 엄마는 네 곁을 지킬 거야. 네가 깨어나는 그날까지 떠나지 않을 거야.’
의사와 간호사들은 곁에서 안타까워했다. 이 아이가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단정할 수 없었다.
내일일 수도 평생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었다.
병원에서 식물인간이 깨어난 사례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확률은 극히 낮았다.
부유한 집안은 충분한 재력을 바탕으로 간호를 이어갈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가정은 결국 비싼 간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호흡기를 떼야만 했다.
많은 식물인간은 결코 깨어나지 못했다.
어떤 환자들은 깊은 밤 장기 부전으로 인해 소리 없이 숨을 멈추기도 했다.
윤소율은 병실을 나왔다.
서현우는 문가 앞에 서서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얼굴에는 마치 얼음이 덮인 듯 차가운 표정만 남아 있었다.
주도윤은 조심스럽게 서현우의 반응을 살피며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지금의 서현우가 극도로 건드리기 쉬운 상태임을 알고 있었다. 주도윤이 쓸모없는 말 한마디라도 했다가는 서현우의 심기를 건드릴 것이었다.
의사와 간호사들이 걸어 나와 막 병세를 보고하려 하자 서현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이안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남은 말은 서현우가 굳게 닫은 입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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