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화
윤소율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대중 앞에 선 지 오래인 그녀에게 뒷담화와 헐뜯는 말쯤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니었다.
한 작품만으로도 평범한 사람의 평생 수입을 훌쩍 넘는 대가를 받는다는 사실이, 오히려 그런 비난의 근거가 되곤 했다.
그래서 누가 험담을 하고 억울한 소리를 퍼붓는다 해도 감내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대가를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은 사람이었다.
“다들 나가 주세요.”
“네.”
의사와 간호사들은 순간 놀란 눈빛을 교환했다.
대부분의 연예인이라면 자신을 험담하는 걸 들은 순간 이미 발끈했을 것이다.
심하면 그 자리에서 해고를 요구하거나, 아니면 뒤늦게라도 문제 삼는 게 흔한 일이었다.
하지만 윤소율은 달랐다.
병실을 빠져나오며 그들은 오히려 감탄했다.
“성격 정말 좋으시다.”
“우리가 그렇게 말했는데도 화 한 번 안 내시네.”
“이게 진짜 품위 아닐까. 사실 잘못한 건 우리였지. 뒤에서 욕해놓고, 정작 본인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넘어가시니 괜히 미안해지네.”
“윤소율 씨, 참 괜찮은 분이야.”
그 말은 형식적인 칭찬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진심이었다.
병실 안.
윤소율은 침대 곁에 앉아 천우의 작은 손을 꼭 잡았다.
“이안아... 언제쯤 눈을 뜰 거니? 엄마가 잘못했어. 네 곁을 끝까지 지켜주지 못했어... 네가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엄마가 얼마나 기쁘고 행복했는지 아니? 그런데 왜 그렇게 행복을 주고는 또 빼앗으려 하니. 엄마는 널 잃을 수 없어. 이안아, 제발 눈을 떠 줘. 엄마 좀 봐 줘. 엄마는 계속 네 곁에 있을 거야. 어디에도 가지 않을 거야...”
……
기씨 저택.
침실 안에서 서이안은 갑자기 몸을 벌떡 일으켰다.
창백한 손끝으로 가슴을 움켜쥔 채, 식은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심장이 찢기듯 아파왔다. 숨이 막히는 듯했고, 곧 머리까지 지끈거렸다.
그는 본능적으로 이한성을 부르려다, 지금 자신이 기씨 저택에 ‘천우’라는 이름으로 돌아와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서이안은 침대 기둥을 짚으며 비틀거리다 문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