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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천우의 팔다리는 돌처럼 무겁고 머릿속은 멍하게 굳어 있었다. 간신히 눈을 뜨는가 싶더니, 곧 다시 어둠에 휘말리듯 의식을 잃었다. “이안아?” 윤소율이 다급히 몸을 기울이며 불렀다. 막 깨어난 아이가 또다시 정신을 놓자, 불안이 한순간에 치밀었다. 곧 의사와 간호사들이 들이닥쳤다. 윤소율은 벌떡 일어나 말했다. “조금 전 잠깐 눈을 떴는데, 금세 또 의식을 잃었어요.” “윤소율 씨, 비켜 주시죠. 바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네.” 그녀와 서현우는 병실 문밖으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마침, 병원으로 달려오던 한도윤이 도착했다. 그는 인사도 생략한 채 곧장 병실로 들어갔다. 서현우의 미간이 깊게 좁혀졌다. “저 사람, 소율 씨가 부른 거예요?” “네, 왜 그래요?” 윤소율이 반문했다. “기남준한테 부탁한 겁니까?” 윤소율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방법이 뭐든 상관없어요. 한 교수님을 모실 수만 있다면, 이안이가 깨어나기만 한다면 다른 건 중요하지 않아요.” 서현우의 입술에 차가운 웃음이 번졌다. 그는 남에게 빚지는 상황을 세상에서 가장 싫어했다. 서이안은 분명 자신의 아들이었다. 한도윤을 데려올 수 있는 힘도, 수단도 그에게는 충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도윤은 단호히 거절했다. 그리고 그 이유가 기남준의 뜻 때문이라는 걸 모를 리 없었다. 서현우의 마음속에 의심이 피어올랐다. 도대체 왜 기남준은 자신을 그토록 적대하는 걸까. 곧 생각은 윤소율로 향했다. 기남준 같은 남자라면 원하는 여자를 얼마든지 가질 수 있을 텐데, 어째서 그녀에게만 집착하는 걸까. 윤소율은 서현우가 어두운 얼굴로 굳어 있는 걸 보고 참다 못해 물었다. “설마 이것마저 신경 쓰는 거예요? 현우 씨도 못 모시는 분인데, 내가 남준에게 부탁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왜 그렇게까지 이안이를 챙기는 겁니까?” 서현우의 목소리가 낮게 파고들었다. 윤소율은 단호히 대답했다. “난 이안이가 좋아요.” “그게 전부예요?” “네. 난 이안이가 좋아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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