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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윤소율이 물었다. “무슨 일이야? 이렇게 이른 시간부터 전화를 다 하고?” “오후에 제작사 쪽에서 테스트 분장하러 오라던데. 콘셉트 사진도 미리 찍어둬야 하고. 그런데 너 지금 이런 상태로 할 수 있겠어? 스케줄 이미 확정돼서 미룰 수도 없어.” 최세리는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괜찮아.” 윤소율이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괜찮아? 이렇게까지... 덜덜 떨고 있으면서? 아니면 의사라도 따로 불러야 하는 거 아니야?” 최세리가 다급히 말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윤소율이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최세리는 곧장 전화를 걸어 윤소율의 개인 주치의를 불렀다. 30분쯤 지나자, 주치의가 도착했다. 이리저리 꼼꼼히 진찰해 보았지만, 아무런 이상도 발견할 수 없었다. “열도 없고, 감기 기운도 없어요. 외견상으로는 아주 정상인데... 체온이 너무 낮네요. 하지만 이것 말고는 별다른 증상이 없습니다.” 주치의는 방 안을 둘러보더니 영문을 모르겠다는 목소리로 물었다. “방이 왜 이렇게 덥죠?” “얘가 춥다고 해서 난방을 켜뒀어요.” 최세리가 설명했다. 주치의는 다시 윤소율을 바라보며 난감한 듯 미간을 구겼다. 별다른 증상도 없고, 원인도 알 수가 없으니, 이렇다 할 처방을 내릴 수 없었다. 갑작스러운 이 한기에 대해서는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스스로도 자신이 의학적인 소견이 부족한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의사로서 수십 년을 일해왔지만 이런 경우는 그에게도 처음이었다. 윤소율이 말했다. “괜찮으면 그냥 돌아가셔도 돼요. 저는 잠깐만 더 누워있으면 나을 것 같거든요.” “너 어제부터 계속 이랬다며? 밤새 누워 있었는데 안 나아졌잖아. 계속 누워 있는다고 좋아질 리가 없지.” 최세리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윤소율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하루 종일 누워만 있었는데 안 죽었잖아. 오늘 하루 더 그런다고 안 죽어.” “...” 최세리는 벙찐 얼굴로 윤소율을 바라보았다. ‘상태가 이렇게나 심각한데 말대꾸를 하네?’ 하지만 윤소율은 이미 알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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