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8화
의사가 다급히 말했다.
“클렌징 워터 좀 가져오세요.”
간호사들 중엔 화장한 채 근무하는 이가 많아 보통 화장품이나 클렌징 용품을 챙겨 다녔다. 금세 누군가 클렌징 워터를 들고 왔다.
윤소율은 화장솜에 클렌징 워터를 듬뿍 적시더니 카메라 앞에서 얼굴을 닦기 시작했다. 콧등을 문지를 때는 일부러 힘을 줘 거칠게 훑었다.
채팅창이 즉시 들끓었다.
“헉... 코를 저렇게 세게 닦아?”
“저게 보형물로 세운 코였으면 벌써 휘었지”
“와 진짜 타고난 코다. 부모님 미모가 궁금해진다”
“윤소율 이렇게 세게 지우는데도 그대로잖아. 가짜 민낯이라던 사람들 나와라”
클렌징을 마친 뒤에도 얼굴은 전과 다르지 않았다. 윤소율이 카메라를 향해 옅게 웃었다.
“이 정도면 제가 화장 안 했다는 거 충분히 증명됐을까요?”
옆의 의사가 웃으며 맞장구쳤다.
“네 민낯 맞습니다. 윤소율 씨는 원래 타고난 미인이에요. 민낯도 이렇게 또렷하네요.”
윤소율의 눈가가 다시 붉어졌고 목소리가 떨렸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제가 민낯이라는 걸 못 믿으신다면... 전 더는 방법이 없어요. 제발 그만 몰아붙이세요...”
잔뜩 움츠린 모습은 연약하고 두려워 보였다.
공증인이 한 걸음 다가서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오늘은 절차에 따라 엄격하게 공증해서 윤소율 씨의 결백을 확실히 밝히겠습니다.”
그들이야 그렇게 말했지만 정말로 믿는 이는 드물었다. 대다수는 차라리 윤소율이 망가지는 장면을 보고 싶어 했다.
의사가 물었다.
“그럼 윤소율 씨 언제부터 검증을 시작할까요?”
윤소율이 고개를 숙였다.
“조금만 마음을 가다듬게 해주세요. 이런 검증은 처음이라... 많이 긴장돼요.”
이 말에 채팅창이 다시 달아올랐다.
“봐라 쫄았다”
“이제 무서운가 보지. 도망칠 생각 아니냐”
“성형했다면 의사 눈은 못 속이지”
최세리는 미간을 꾹 눌렀다.
‘우리 소율이 연기를 정말 잘한단 말이지.’
윤소율은 사람들 심리를 들었다 놨다 하는 법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생중계지만 이건 동시에 그녀가 짜낸 한 편의 완벽한 독무대였다.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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