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4화
서현우가 낮게 말했다.
“윤소율 씨도 아버지, 어머니가 계시죠. 제가 알기로는 아버지는 십 년 전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식물인간 상태라고 들었습니다. 데뷔한 이후로는 일이 워낙 바빠서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지 못했겠군요.”
윤소율이 짜증을 숨기지 못한 채 퉁명스레 답했다.
“그 얘긴 왜 꺼내는 거죠?”
유정선이 인자한 얼굴로 나섰다.
“아무리 바빠도 어머니는 자주 찾아뵙는 게 좋아요. 세상 모든 어머니의 마음은 똑같거든요. 자식이 크게 성공하는 건 바라지 않아요. 그저 무사히 살아가길 바랄 뿐이죠…”
윤정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그렇죠, 부모 마음은 다 똑같습니다.”
그에 윤소율이 어색하게 웃으며 대꾸했다.
“그렇겠죠.”
서현우가 말을 이었다.
“긴 세월 동안 아버님, 어머님도 참 고생이 많으셨겠어요.”
참다못한 윤소율이 물었다.
“아니, 돌아가신 부인의 양부모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왜 아직도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부르시는 거죠?”
남자의 눈길이 그녀에게 향했다.
윤정훈과 유정선의 얼굴에도 곤혹스러운 기색이 스쳤다.
“호칭이라는 건 결국 겉치레일 뿐입니다. 도련님도 갑자기 바꿔 부르는 게 어색해서 그러시는 거니까 너무 개의치 마세요.”
윤정훈이 급히 손사래를 쳤다.
유정선도 덧붙였다.
“윤소율 씨는 잘 모르시겠지만 저흰 서씨 가문에 고용되어 오랫동안 그곳에서 살았어요. 도련님이 우리 딸아이를 거둬주신 건 정말 큰 복이었죠. 안타깝게도 그 복을 누리기도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요.”
서현우가 윤소율의 표정을 살피며 차분히 말을 꺼냈다.
“보아하니 꽤 관심이 많으신 듯하군요.”
남자의 시선이 다시 윤정훈과 유정선에게 옮겨갔다.
“제 아내였던 사람에 대해 그녀가 유난히 흥미를 보이더군요. 굳이 숨길 필요도 피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 말에 유정선이 남편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젖은 목소리가 유난히 떨리고 있었다.
“도련님… 사실… 저흰 아직도 그 아이를 잊지 못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돼요. 우리 딸이… 어쩌다 그렇게 허망하게 가버린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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