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0화
고개를 돌린 서현우는 그제야 상처투성이인 진수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주먹을 움켜쥔 그가 천천히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반쯤 의식을 잃은 진수희는 바닥에 축 늘어져 있었다.
“엄마! 엄마…… 괜찮으세요?”
임채은이 울먹이며 그녀를 부축했다.
짜증스러운 얼굴로 핸드폰을 꺼낸 서현우가 주도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디야.”
“지금 그쪽으로 가는 길입니다.”
“구급차 불러.”
“알겠습니다.”
병원.
기남준이 병실 앞에 도착했을 때, 윤소율은 몸에 각종 관을 꽂은 채 의식 없이 누워 있었다.
곁에서는 의사와 간호사가 서류에 바쁘게 기록을 남기고 있었다.
삑—삑—삑—
심전도의 규칙적인 파동음이 고요한 공기를 채웠다.
기남준은 숨이 막힐 정도로 아팠다.
문을 밀치고 안으로 들어온 남자는 곧장 윤소율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손이… 왜 이렇게 차지?’
병원 측 관계자들은 피투성이인 모습으로 들이닥친 기남준에 놀라며 숨을 삼켰다.
“대표님, 몸이…”
“쉿.”
그가 검지 손가락을 입술에 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소율이 상태는 좀 어떻습니까.”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다만, 관찰 기간을 지나야 안심할 수 있고……”
의사의 차분한 설명이 이어졌으나 기남준의 얼굴은 점점 굳어졌다.
상처가 깊었다.
생명은 건졌지만 수많은 후유증이 남을 거라는 사실이 그를 더 힘들게 했다.
특히 자궁 파열.
그 말은 윤소율이 앞으로 아이를 가지게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뜻이었다.
순간 기남준의 시선이 복잡한 빛으로 흔들렸다.
그는 윤소율의 생육 능력 따위를 신경 쓰는 게 아니었다.
그저 그녀가 겪어야 할 고통이 너무도 선명하게 그려져서, 숨이 턱 막혔다.
기남준은 윤소율의 아픔을 대신 짊어질 방법이 있다면 기꺼이 대신 아프는 쪽을 선택했을 것이다.
“나가요.”
남자의 단호한 말투에 의료진들이 고개를 숙이며 병실을 나섰다.
병실 안에 단둘만 남자 기남준이 허리를 숙여 윤소율의 얼굴을 손으로 감쌌다.
소중한 것을 만지기라도 하는 듯 조심스러운 손길이었다.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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