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8화
윤소율은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 서현우를 바라보았다.
석양 속에 서현우의 옆모습이 또렷하게 드러났고 날카롭지만 차가운 윤곽이 선명했다. 그는 새로 차려입은 양복 차림이었고 피곤한 기색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서현우가 어떻게 그녀의 위험 시기를 계산해 냈을까. 아니면 그가 윤소율을 조사하고 있어서 이런 사소한 일까지 샅샅이 알아낸 걸까.
얼굴을 돌려 어둠 속 빛을 잃은 눈으로 서현우는 윤소율을 내려다보았다.
“당신이 직접 먹을래요, 아니면 내가 먹여줄까요.”
윤소율은 냉소를 흘리며 얼굴을 돌렸다.
먹을 필요가 없었고 어차피 그녀에게는 이미 출산의 기회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안 먹겠다는 건가요?”
침대 옆에 앉아 약 두 알을 꺼내며 서현우가 말했다.
“내가 먹여줄게요.”
윤소율은 거부했다.
“안 먹어요.”
그 순간 서현우의 강력한 힘이 윤소율의 턱을 잡고 두 손가락으로 그녀의 볼을 꽉 집었다.
고통에 윤소율은 입을 억지로 벌렸고 두 알의 약이 깊숙이 목구멍으로 밀려들어 갔다.
“읍.”
윤소율이 괴로운 듯 소리를 냈지만 서현우는 조금도 부드럽게 대해주지 않았다. 그녀의 목덜미를 한 손으로 감싸안으며 강제로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컵 가장자리를 윤소율의 입술에 대고 따뜻한 물을 먹여주며 목 안에 걸린 약을 삼키게 했다.
“켁!”
목을 움켜쥐고 윤소율은 심하게 기침하며 괴로워했다.
컵을 다시 침대 머리맡에 내려놓고 서현우는 냉정하게 윤소율을 바라보았다.
윤소율의 안색은 점차 정상으로 돌아왔고 목의 문신도 조금씩 사라지고 독성도 풀렸다.
자리에서 일어나며 서현우가 말했다.
“이제 이봉화에게 전화해야겠네요.”
윤소율이 놀라 물었다.
“뭐 하려고요?”
“남자 주인공 교체요.”
담담한 표정으로 서현우가 말했다.
“내가 말했잖아요. 누가 당신을 건드리면 내가 반드시 처벌한다고요.”
“당신...”
윤소율은 숨이 막혔다.
“구성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당신이 뭔데 그래요?”
서현우는 당신이 뭔데 라는 말이 유독 우스웠다. 지금껏 그 누구에게도 그런 말을 들어 적이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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