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2화
임채은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더는 묻지 마.”
주영은 갑자기 얼굴빛이 굳어지더니 애원하듯 속삭였다.
“아가씨, 제가 꼭 확인해야 할 일이 있어요. 제발, 제발 말씀해주세요...”
임채은은 침대 발치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미간을 찌푸렸지만 결국 주영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기로 마음먹었다.
어찌 되었든 주영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친딸처럼 돌봐준 사람이고 친어머니는 아니었으나 그 이상으로 깊은 정을 나눈 사이였으니 더 숨기고 싶지 않았다.
“윤소율은 예전에 서씨 가문에서 일하던 하인 부부가 거둔 딸이래. 듣자 하니 한겨울 진흙탕 속에서 건져 올린 버려진 아기였다지 뭐야. 친부모가 낳아놓고는 필요 없다고 산 채로 묻어버렸다는 거야.”
임채은이 쏘아붙였다.
“그러니 본디 태생부터가 어미한테 버려진 들풀 같은 존재였던 거지.”
“그, 그 아이가... 그 아이였다니...”
주영은 너무 놀라 뒷걸음질 쳤다.
“어떻게 죽지 않고 살아남았을까?”
임채은은 힐끗 주영을 살폈다.
“지금 혼자 뭐라고 중얼거리는 거야?”
주영은 발을 동동 구르며 안절부절못했다.
치맛자락을 말아 쥔 채 임채은을 올려다보는 눈빛은 근심으로 가득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혹시 뭐 아는 게 있어?”
임채은이 벌떡 일어나며 흥분된 목소리로 재촉했다.
“아는 게 있으면 말을 해봐!”
“혹시, 그 여자아이가... 설마 그 아이가...”
주영의 마음은 초조함으로 타들어 갔다.
임채은에게 진실을 말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임채은이 이 감당하기 힘든 사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말 못 하겠으면 당장 나가!”
임채은은 노골적으로 화를 냈다.
“나한테 못 할 말이 뭐야? 혹시 나한테 딴마음이라도 품은 거야? 내 옆에 딴 마음 품은 사람은 두지 않아. 당장 말하지 않으면 내일이라도 짐 싸서 떠나!”
“아가씨... 말할게요! 말하겠습니다!”
주영은 정말 쫓겨날까 봐 겁이 났다.
자신이 누리고 있는 이 부귀영화가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어서 말해.”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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