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화

“아빠!” 서이안이 갑자기 두 팔을 활짝 벌리며 서현우에게 안아달라고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의 눈길은 다시 윤소율을 향했다. 서이안이 진짜로 원하는 건 사실 윤소율의 품이었다. 윤소율이 마치 금방이라도 바람에 흩어질 것 같은 연약한 민들레 같다는 걸 서이안 같은 어린아이는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서이안은 임채은이 자신을 안아주는 걸 원하지 않았다. ‘엄마는 예쁜 아줌마를 괴롭히고 있어. 정말 나쁜 사람이야.’ 서현우는 윤소율 곁에서 손을 놓고 서이안의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러자 윤소율은 그의 팔을 덥석 붙잡았다. ‘이 남자는 또 날 이렇게 두고 가는 건가?’ 5년 전, 그는 똑같이 자신을 남겨두고 떠났었고 배 속에 있던 두 아이까지도 버렸다. “잠깐만.” 서현우는 서이안을 안고 싶었고 언론 앞에 서이안의 얼굴이 찍히는 건 원치 않았다. 이안이와 관련된 일이라면, 서현우는 언제나 진지했다. 그래서 그는 윤소율의 손을 떼고 곧장 서이안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홀 안 여기저기선 조롱 섞인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봐봐. 서 대표님은 결국 저 여자를 버렸잖아. 할리우드 스타랍시고 잘난 척하더니... 결국 저렇게 쓸쓸히 버려지는 신세가 되는 거지.” “아까까지만 해도 세상 주인공인 줄 알았을 텐데... 남자 하나 잘못 만나면 끝이야. 임채은이 진짜 서 대표님의 여자겠지... 약혼도 했고 애도 있는데 저 여자는 뭔데? 그냥 아무것도 아닌 하찮은 존재겠지.” “원래 저 여자가 그런 여자잖아. 남자 때문에 몇 번이나 낙태했다는 얘기도 있던데... 서 대표님도 결국 홀린 거겠지.” “연기는 진짜 잘하네! 지금쯤이면 창피해서 울 법도 한데... 기어이 참으려고 애쓰고 있어.” ... 윤소율은 말없이 서현우가 서이안한테 다가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서현우가 손을 뻗어 서이안을 품에 안자 그제야 서이안의 긴장된 표정도 조금은 풀렸다. 그때 임채은이 기회를 틈타 서현우의 팔에 팔짱을 끼며 나직하게 말했다. “현우 오빠...” “놔.” “내가 공식적으로 결혼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