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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도련님, 저랑 같이 돌아가요.” 그러자 서이안은 윤소율의 손을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 “싫어!” 아이는 절대 윤소율과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윤소율은 몸을 숙여 서이안의 볼을 가볍게 쓰다듬어주며 미소지었다. “이안아, 먼저 들어갈래? 우리는 나중에 또 만나면 되잖아.” 서이안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또 만날 수 있다는 윤소율의 말에 다시 환한 웃음을 지었다. “그럼 내일 다시 올게요, 아줌마.” “그래, 알겠어.” 윤소율은 서이안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남몰래 아쉬운 한숨을 삼켰다. ‘이렇게 귀여운 아이가 내 아들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녀의 두 아들은 오래전에 화마 속에서 자취를 감춰버리고 말았다. 서이안은 유모의 품에 안겨 그곳을 벗어났다. 윤소율이 막 돌아서려던 그때, 경호원이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잠시만요.” 갑작스러운 상황에 윤소율이 미간을 구기며 몸을 돌렸다. 더 가까이 다가온 경호원이 말을 이었다. “소율 씨, 저희 사모님께서 한 번 만나보고 싶으시다는데요.” “그쪽 사모님이요? 그게 누군데요?” “만나면 아실 겁니다. 저희와 함께 가 주시죠.” 경호원 두 명이 걸어오더니 양쪽에서 윤소율의 어깨를 붙잡기 시작했다. 그녀도 어떻게든 몸부림쳐봤지만 다부진 체격의 경호원들을 뿌리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날 어디로 데려가려는 거예요?” “당신들 누구야!” ... 3층, VIP 스위트룸. 경호원 두 명이 문 앞에 서 있었다. 먼 곳에서부터 양복 차림의 사람들이 계단으로 걸어왔다. 그중 맨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서현우였다. 문 앞에 도착한 그는 가볍게 노크를 했다. 룸 안에서는 은은한 샌달 우드 냄새가 풍겨왔다. 안에 있는 사람은 서현우의 할머니 최명희였다. ‘할머니까지 이 크루즈에 타고 있었다고?’ “들어와.” 서현우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매일 습관적으로 불경을 외우는 최명희의 방은 소나무 향과 샌달 우드 향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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