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화
윤소율은 서현우의 오른손을 바라보았다. 그의 손에는 아프로디테가 들려 있었다.
그 아름다운 핑크빛의 다이아몬드는 고스란히 서현우의 손바닥 위에 놓여 있었다.
다이아몬드 세팅의 술 장식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려 오자 그 핑크빛의 다이아몬드는 빛을 받아 반짝이며 아주 매혹적인 광채를 뿜어냈다.
서현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핑크 다이아몬드를 매만졌다. 길게 찢어진 두 눈매에 옅은 안개가 드리워진 듯했다.
“왔어요?”
“네...”
윤소율이 대답했다.
“그 펜던트... 현우 씨가 낙찰받은 거예요?”
서현우는 아무 말도 없이 그저 펜던트를 뒤집어 보았다. 그 뒷면에는 숫자가 새겨져 있었다.
“5, 9?”
그는 낮게 두 숫자를 읊조리더니 이내 병원 안으로 들어가 차갑게 식어버린 눈으로 윤소율을 바라보았다.
“왜 그래요?”
윤소율이 물었다.
“누기 얘기하는 걸 들었는데, 이건 기남준이 프린시의 핑크 다이아몬드를 낙찰받아서 소율 씨를 위해 특별 제작한 보석이라고 하더라고요.”
서현우의 눈빛이 살짝 치켜 올라갔다.
“이 숫자, 무슨 뜻이에요?”
서현우의 말투로 봤을 때 질문을 던진다기보다는 캐묻는다는 게 더 맞는 표현 같았다. 딱 봐도 그가 이 숫자들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것은 바로 윤서린의 기일이었다.
서현우가 그것을 잊을 리 없었다.
“제 생일이에요.”
윤소율이 대답했다.
“5월 9일이 제 생일이거든요.”
서현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윤소율에게 성큼성큼 털어왔다.
윤소율은 그 순간 온몸이 굳어져 버렸다.
순간, 자신의 몸에서 묘한 서늘함이 느껴졌다.
서현우가 한 걸음씩 다가올수록 윤소율은 점점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지만 억지로 애써 태연한 척하며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설마, 이 숫자가 서 대표님한테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건가요?”
서현우는 걸음을 멈춰 고개를 숙이더니 차갑게 깔린 시선이 윤소율의 얼굴 위로 내려앉았다.
“이 숫자에 또 무슨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요?”
“...”
“그냥 숫자 두 개일 뿐인데요.”
서현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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