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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차창 너머로 어린 듯하면서도 차가운 표정의 얼굴이 보였다. 윤기 흐르는 가죽 시트에 꼿꼿하게 앉은 소년은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무심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네댓 살쯤 되어 보이는 소년은 눈처럼 하얀 셔츠에 검은색 서스펜더 정장을 입고 있었고 까만 머리카락은 곱고 매끈했으며 피부는 눈밭처럼 창백하고 부드러웠다. 앳된 얼굴에 또렷하게 자리 잡은 이목구비와 핑크빛이 살짝 감도는 통통한 볼은 탄력감이 넘치고 부드러운 나머지 한입 베어 물고 싶은 충동을 일으켰다. 소년의 눈동자는 서이안처럼 컸고 뚜렷하며 티끌 하나 섞이지 않은 순수한 빛을 띠고 있었다. 긴 속눈썹이 동그랗게 치켜 올라와 있던 그는 꼭 하늘에서 내려온 작은 천사 같았다. 하지만 그 소년의 얼굴에는 전혀 웃음기가 없었고 나이에 맞지 않는 성숙하고 차갑기까지 한 기운이 감돌았다. 마치 마음이 통해서인 듯 그 소년은 갑자기 차창 너머로 서이안을 바라봤다. 그러자 그의 차가운 눈빛 속에 순간 미묘한 파문이 일었다. 두 아이는 잠시 눈을 마주쳤고 그때 서현우가 차에 올랐다. 서현우는 서이안이 창가에 바짝 붙어 있는 걸 눈치채지 못한 채 표정 변화 없이 운전석 쪽을 보며 짧게 지시했다. “출발해.” 서이안은 고개를 돌려 서현우를 바라봤다. “아빠?” “응?” 서현우는 서이안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내렸다. 운전사가 액셀을 밟자 차는 순식간에 앞으로 나아갔고 소년과 스쳐 지나가는 그 순간 서이안은 다시 창밖을 향해 그 차를 보았다. 그러나 찰나에 지나쳤기에 더는 그 소년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었다. 백미러 속의 롤스로이스는 점점 멀어져 갔지만 서이안은 몰래 그 차 번호를 기억해 두었다. 롤스로이스 안. “천우야.” 옆자리에서 낮고 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소년은 시선을 거두고 몸을 돌려 남자를 바라봤다. “네.” 남자는 검은색 망토 코트를 걸치고 얼굴 절반을 가릴 정도의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드러난 건 반쪽 얼굴과 손등뿐이었는데 전체적으로 음울하고 생기 없는 분위기였다. 남자의 피부는 놀랄 만큼 희고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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