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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큰 도련님께서 그러셨어요. 저는 버려진 아이라고요.” 기천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노문혁 의사 선생님이 저를 발견했을 때 저는 숲속에 있었대요. 사람들은 제 친부모가 저를 원하지 않아 목을 졸라 죽인 뒤, 길가에 대충 묻어버렸다고 했죠.” 노문혁은 기운재의 전담 주치의로 거의 그림자처럼 곁을 지키는 인물이었다. “목을 졸라 죽였다고?” 기남준은 순간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기천우는 분명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그 눈동자 깊숙이 담긴 냉기는 뼛속까지 스며들 정도로 차가웠다. “그렇지만 노문혁 씨는 저를 두고 기적 그 자체라고 했어요.” 그때 노문혁과 기운재가 길을 지나다가 기운재의 병세가 발작해 차를 도로 옆에 세웠다. 노문혁이 급히 응급 치료를 하고 있었는데 빛을 전혀 볼 수 없는 기운재는 늘 어둠 속에 익숙했기에 그 순간 아주 희미한 울음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는 마치 죽기 직전의 강아지가 내는 마지막 신음 같았다. 처음에는 그저 숨이 끊어져 가는 유기견이라고 생각했다. 노문혁은 손전등을 들고 숲속을 뒤지다가 임시로 흙이 덮인 작은 흙무더기를 발견했다. 그 사이로 피가 묻은 아주 작은 손이 무언가를 꼭 붙잡으려는 듯 움츠린 채 나와 있었다. 그건 갓난아기였다. 손전등 불빛 아래 흙을 파헤치자 온몸이 흙투성이인 아기가 묻혀 있었고 아기의 얼굴은 시퍼렇게 질려 있었으며 목에는 깊게 파인 손자국이 남아 있었다. 숨이 붙어 있는 게 신기할 정도로 위태로웠고 오직 본능적인 생존 의지만이 그 약한 울음을 만들어냈다. 노문혁은 서둘러 아기를 응급 처치했고 기적처럼 아이는 살아났다. 그래서 노문혁은 이 아이가 분명 버려진 아기일 거라 생각했다. 의사로서의 본능이자 동정심과 안쓰러운 마음 때문에 품에 꼭 안고 보육원에 데려다주려고 했다. 그러나 막 차에 태우자마자 기운재는 차갑게 말했다. “버려.” 기운재는 병적으로 심한 결벽증이 있었다. 어릴 적부터 빛 한 줄기 없는 밀폐된 방에서 자란 그는 피마저도 태생부터 차갑게 흐르는 냉혈 인간 같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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