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내 책상은 아직도 복도에 있다.
다들 비웃음 말고는 어떠한 반응도 없었다.
고작 임씨 가문의 노예에 불과한 사실은 회사에서도 널리 알려졌기에 단지 겉으로만 예의 차릴 뿐이다.
업무를 대충 마치고 나니 시간이 꽤 늦었다.
나는 속으로 날짜를 확인했다. 오늘 하루 무사히 넘겼고 내일부터는 딱 19일 남았다.
퇴근해서 집에 가려는데 임가을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정말 받기 싫었지만 마지못해 통화 버튼을 눌렀다.
“개자식아, 빨리 데리러 와.”
휴대폰 너머로 술기운이 느껴지는 듯했다.
차를 타고 클럽에 도착했더니 무대 한가운데서 춤을 추고 있는 임가을이 보였다. 주변은 담배 연기와 술 냄새로 맴돌았고 남녀들이 모여 각자 스트레스를 풀고 있었다.
나는 구석에 앉아 얌전히 기다렸다. 오늘은 혼자 놀러 왔나?
꽤 드문 일이었다.
예전 같으면 늘 남자 모델 몇 명을 끼고 살았는데.
지금은 그 대신 주변에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늑대들로 득실거렸다.
수많은 손길이 거리낌 없이 그녀를 더듬었지만 임가을은 되레 더욱 요염하게 몸을 흔들며 춤추고 있었다.
마침내 실컷 즐기고 나서 내게 다가왔다.
“방까지 데려다줘.”
나는 아무 말 없이 임가을을 데리고 예약해 둔 스위트룸으로 향했다.
그리고 뒤돌아서는 찰나 뜻밖에도 내 손을 덥석 붙잡았다.
“오늘 나랑 같이 있어 줘.”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누구보다 혐오하는 사람한테 이런 부탁을 하다니?
정신이 나간 건가?
임가을을 싫어하는 마음은 나도 뒤지지 않는다.
눈에 띄기만 해도 역겨운데 손을 대는 건 더더욱 불가능했다.
“취했나 본데 얼른 쉬어.”
그리고 방을 나서려고 했다. 임가을이 벌떡 일어서더니 내 뺨을 후려쳤다.
“개새끼야, 같이 있어 달라고 했잖아. 이해 안 가?”
이내 두 눈을 부라리며 경멸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 가식적인 모습이 제일 꼴 보기 싫어! 겉으로는 신사인 척하면서 뒤에선 온갖 더러운 짓을 다 해 놓고, 연기 그만 해. 임씨 가문에 붙어 있는 것도 결국 나 때문이잖아? 나랑 잘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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