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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그... 그럼... 너도 얼른 쉬어.” 내가 먼저 정신을 차리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아무 일도 안 생길 리가 없다는 예감에 마음 한편이 묘하게 설레는 동시에 뭔가 서투른 두근거림도 피할 수 없었다. 한다정은 얼굴이 붉어진 채 작게 대답했다. “저기... 방까지 좀 데려다줄래?” 나는 본능적으로 침을 한 번 삼키고 그녀를 방까지 부축했다. 그런데 막상 침대에 앉히려다 그만 발을 헛디뎌 그대로 한다정 위로 넘어지고 말았다. 눈과 눈이 마주친 순간, 방 안의 온도가 점점 높아지는 게 느껴졌다. 한다정은 커다란 눈으로 나를 몽롱하게 바라보며 두 팔로 내 목을 감았다. 그 눈빛에는 농담과 유혹, 그리고 진심이 뒤섞여 있었다. 진짜로 이런 상황은 피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었다. 난 심장이 점점 더 빨리 뛰기 시작했고 지금 내 앞에 있는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다. 몸매는 더 말할 것도 없었고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우린 결국 서로에게 휩쓸렸다. 나는 그녀에게 입을 맞췄고 한다정 역시 열정적으로 내게 화답했다. 술의 힘이 전혀 없었다고는 못 하겠지만 그동안 쌓아왔던 감정이 더 컸다. 나는 갈증이 난 사람처럼 그녀에게 빠져들었고 그녀는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었다. 이제까지 경험해 본 적 없는 설렘이었고 서로를 알고 이해해 온 시간이 쌓여 몸과 마음이 서로 엉켜갔다. 한다정은 원래 옷을 거의 입고 있지 않았고 내 손이 스르륵 움직이는 대로 하나씩 그녀의 옷이 벗겨져 갔다. 한다정의 숨소리는 점점 더 거칠고 깊어졌지만 눈빛은 더 또렷하고 단단해졌다. 마치 나라면 얼마든지 괜찮다고 내게 용기를 주는 듯한 시선이었다. 나도 점점 더 그 순간에 빠져들었고 모든 게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그런데, 바로 그때 내 휴대폰이 느닷없이 울리기 시작했고 아름다운 순간을 단번에 깨버리는 소리였다. 나는 얼른 전화를 끊었지만 또다시 벨이 울렸고 결국 아무리 무시해도 계속 울렸다. “젠장, 진짜 짜증 나네!” 나는 결국 못 참고 욕을 한마디 뱉었다. 누군지 굳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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