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화
“맞아. 나도 예전에 임가을이 있던 모임에서 저 사람을 본 적이 있어!”
누군가 그렇게 말하자 양문성의 눈이 번쩍이며 바로 다가왔다.
“자세히 좀 말해봐. 무슨 일이었는데?”
그 사람이 웃으면서 얘기를 이어갔다.
“그때 임가을이 술에 취해서 신발에 토를 했거든. 근데 정윤재한테 와서 닦으라고 시키더라니까? 셔츠로 직접 깨끗이 닦으라고 했는데 진짜로 그렇게 했어!”
“하하하. 진짜야? 그 정도면 정말 충직한 개 맞네!”
모두가 비웃으며 수군거렸고 한다정의 얼굴은 점점 굳어갔다.
양문성은 나를 경멸스럽게 힐끔 쳐다보더니 한다정을 향해 말했다.
“한다정, 저런 놈이랑 왜 같이 일하는 거야? 정윤재, 너도 참 그렇지... 제 분수도 모르고.”
한다정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 입 다물어. 더 이상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양문성은 한다정이 화를 내자 살짝 당황한 듯했지만 그래도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다.
“한다정, 너 정말 몰라서 그래? 저 사람은 그냥 얼굴만 번지르르한 백수에 돈 밝히는 놈이야.”
“됐어. 그만해. 내가 누구랑 일하든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잖아!”
한다정의 말에 양문성은 더 노골적으로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내가 왜 이러는 줄 알아? 나도 널 생각해서 그러는 거야.”
그러자 한다정은 냉소를 지으며 쏘아붙였다.
“날 위해서라면 정윤재를 모욕해도 된다는 거야?”
양문성은 허둥지둥 변명했다.
“아니. 오해하지 마. 모욕하려던 건 아니고 그냥 네가 저런 사람한테 상처받을까 봐 걱정돼서 그렇지. 우리 두 집안이 얼마나 친한데 내가 당연히 널 챙겨야지.”
옆에 있던 친구도 거들었다.
“그래. 한다정, 저 자식은 돈 많은 임가을한테 들러붙었다가 이제는 네 옆에 붙어있는 거잖아. 괜히 저런 놈한테 속지 마.”
양문성이 그렇게까지 자신만만하게 떠드는데도 나는 그저 조용히 웃고만 있었다.
한다정은 더 화가 난 눈치였고 양문성은 결국 내 쪽을 노려보며 목소리를 높였다.
“야, 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서 그러냐? 더럽게 굴면 진짜 가만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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