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활짝 열린 연회장의 대문 안으로 한세희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 최지영은 자신의 곁에 선 남자의 몸이 순간 딱딱하게 굳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니 백도원은 한 번도 그녀에게 준 적 없는 시선으로 한세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 한세희.”
그 이름은 숨을 몰아 토해내는 것처럼 떨렸다. 백도원은 단숨에 최지영의 팔을 뿌리치려 했다. 당장이라도 주례단 아래로 달려가 오랜 시간 애타게 찾아 헤매던 여인을 부둥켜안고 싶다는 듯이.
하지만 최지영이 그를 놓아줄 리 없었다.
그녀는 발악하듯 두 팔로 백두원의 팔을 꽉 붙잡았다. 간절함과 두려움이 뒤엉킨 눈빛으로 그에게 매달렸다.
“오늘 우리 약혼식이야, 도원 오빠... 제발... 제발 나만 두고 가지 마...”
두 사람이 주례단 위에서 뒤엉켜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최미희가 재빨리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딸의 약혼식을 방해하는 모든 존재를 가로막겠다는 듯, 눈매를 사납게 치켜 올리고 한세희를 쏘아붙였다.
“한세희,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우린 너 초대한 적 없어! 당장 나가!”
한세희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담담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곧이어 한병철이 다가와 한세희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잡았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안의 위협은 숨김없이 노골적이었다.
“한세희, 네가 무슨 꿍꿍이든 상관없어. 백씨 가문과 지영이의 약혼은 이미 정해진 일이니까 당장 꺼져. 안 그러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너도 알겠지.”
한세희는 잘 알고 있었다. 형장 50대의 상처는 아물었지만 짙고 지독한 흉터를 남겼다. 그날의 흔적은 지워지지 않는 그림자처럼 평생 그녀의 등을 따라붙을 것이다.
한세희는 한병철의 손을 단호하게 뿌리쳤다. 순간 그가 더욱 노골적으로 그녀의 어깨를 밀쳐냈다.
높은 굽 때문에 중심을 잃고 몸이 뒤로 꺾이려는 순간, 누군가가 허리 뒤에서 그녀를 받쳐 올렸다.
하도현이었다.
그는 한세희를 비스듬히 내려다보며 느긋하게 입꼬리를 당겨 웃었다.
“잠깐 통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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