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두 영상이 불러온 여파는 상상을 초월했다.
최지영뿐만 아니라 백도원의 얼굴에서도 핏기가 가시고 있었다. 그는 한세희가 자신이 저지른 일을 알고 있을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녀가 진실을 알고 있었다면, 그와 한세희 사이의 모든 관계는 이미 끝장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지금, 그녀가 다른 남자의 곁에 서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백도원은 누군가가 자신의 심장을 세게 틀어쥐어진 듯한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최지영의 손을 거칠게 뿌리친 그가 한세희를 향해 성큼 걸어갔다.
“세희야, 내 얘기 좀 들어줘. 이건 전부 오해야! 난... 난 최지영한테 속았던 것뿐이야! 그때는 최지영이 피해자라고 생각했어. 날 구해준 사람도 그녀라고 믿었어. 정말... 널 다치게 할 생각은 없었어. 난...”
그러나 백도원이 한세희에게 다가서려는 순간 백도환이 그의 앞을 막아섰다.
그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아들의 뺨을 힘껏 내리쳤다.
“미친놈! 네가 무슨 짓을 한 건지 알기나 해!?”
그 한 방으로 백도원은 잠시 정신이 돌아오는 듯했다.
백도환의 얼굴에는 격분과 절망,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안타까움이 뒤섞여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높이 든 채 백도원을 꾸짖기 시작했다.
“나는 너를 이렇게 키운 적 없다. 사람답게 살라 가르쳤는데 결과가 이 모양이라니... 내 말은 전혀 귀담아듣지 않았구나.”
쏟아내는 말은 거칠었지만 전부 실망에서 나오는 순간적인 말들뿐이었다.
백도환은 백도원이 이런 치명적인 사건에 휘말린 이상 즉시 조처를 하지 않으면 백씨 가문 전체가 위기에 빠질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깊은숨을 들이쉰 백도환은 하도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는 감히 하도현에게 어른의 권위를 내세울 수 없었다. 오히려 살짝 고개를 숙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두 집안이 대등하다고들 하지만 백도환은 아무리 백씨 가문이 크다 해도 하씨 가문 앞에서는 무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 대표님, 전부 제가 아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탓입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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