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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방 안에는 남자의 물 마시는 소리만 조용히 울릴 뿐, 어색한 침묵이 감돌고 있었다. 윤라희는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차도겸은 왜 여기에 온 걸까? 하유선과는 이미 사귀고 있는 게 아니었던가. 술에 취해 전처의 방에 들어오는 게, 현 여자 친구한테 오해를 살까 걱정되지도 않는 걸까? 하유선이라는 이름이 떠오르자 윤라희의 가슴이 쿡 찔리는 듯했고 짙은 증오가 피어오르며 심장이 답답하고 아려왔다. 차도겸은 물을 다 마신 후 소파 등받이에 기댄 채 눈을 감았다. 컵을 쥔 손은 허벅지 위에 내려놓고, 다른 손은 이마 위로 걸쳐 조명을 가렸다. 그렇게 그는 눈을 감고 쉬는 듯 보였다. 윤라희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며 말했다. “여기 온 거 하유선은 알아?” 그의 팔 아래 가려진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 ‘내가 어디를 가든 하유선이 무슨 상관이람. 왜 그 여자에게 알려야 하지?’ “그걸 왜 묻지?” 무심한 말투였다. 윤라희는 목구멍이 쓰라려지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그래, 내가 그걸 왜 묻지? 이미 이혼했는데 무슨 자격으로 이 남자의 일에 간섭하려 하는 거야.’ 결혼했을 때도 차도겸은 자신의 소유가 아니었고 이젠 이혼까지 했는데 뭘 더 바라는 거란 말인가. “축하해.” 두 해의 결혼 생활을 그는 금세 털어버린 듯했고 그녀도 이젠 놓아줘야 할 때였다. 이렇게 평온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어쨌든 자신이 한때 사랑했던 남자니까. 차도겸은 더욱 깊은 주름을 이마에 새겼다. 눈빛에 가벼운 의문이 비쳤다. 그는 연예 뉴스에는 거의 관심이 없고 얼마 전까진 M국 출장을 다녀온 터라 요즘 도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몰랐다. 하물며 자신이 하유선과 엮여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더더욱 알지 못했다. 그래서 윤라희의 말에 순간 당황했지만, 곧 오늘 자신이 M국 정부와의 협상을 성사시킨 걸 떠올렸다. 모두가 그에게 축하한다며 들떠 있었고 언론도 호들갑을 떨었으니 그녀도 그걸 본 거라 생각했다. “응, 고마워.” 차도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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