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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윤라희의 입꼬리가 차갑게 올라가며 비웃음이 스쳤다. 하유선의 속셈은 도무지 모를 수가 없었다. 그녀는 책상 위의 브로우 펜슬을 집어 들었다. “저 혼자 할게요. 언니는 대표님이랑 같이 가요.” 서경민의 억지로 기세를 세우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는 어색하게 말했다. “안 급해. 아직 메이크업 덜 했으면 마저 해. 나는 기다릴게.” 그는 그대로 떠나지 않고 분장대에 비스듬히 기대 팔짱을 꼈다. 정말 여기서 기다릴 작정이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진수영은 어찌할 바를 몰라 잠시 굳었다. “거기 멍하니 왜 서 있어? 빨리 메이크업 올려.” 서경민의 말투는 거칠었다. 진수영이 황급히 다가와 브로우 펜슬을 들어 윤라희의 눈썹을 그렸다. 다른 이들도 각자 하던 일을 시작했지만, 모두 동작이 전보다 훨씬 조심스러워졌다. 괜히 상사를 건드릴까 봐서였다. 서경민은 한쪽으로 완전히 방치되고 기분이 살짝 언짢았다. 윤라희가 말 한마디쯤 건네줄 줄 알았는데, 그녀는 그를 공기 취급했다. 한참 버티던 서경민은 몸을 약간 굽히더니 얼굴이 조금 창백해졌다. 주위를 둘러보다가 긴 다리로 옆에 있던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 그제야 좀 나아졌다. 앉은 뒤 무심코 윤라희 쪽을 힐끗 봤지만, 그녀는 눈을 지그시 감은 채 그를 아예 보지 않았다. 서경민은 더 우울해졌다. ‘내가 이렇게 존재감이 없나? 설마 매력이 통하지 않는 건가?’ 그럴 리가 없었다. 오늘 아침에 거울 앞에서만 반 시간은 서 있었으니까. 서경민은 오늘의 자신이 어제보다 더 잘생겼다고 느꼈다. 애써 외면당하자 민망해진 그는 괜히 손을 뻗어 로션 한 병을 톡 건드렸다. 쾅, 병이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 났다. 대기실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 꽂혔다. 오직 윤라희만은 미동도 없이 눈을 감은 채였다. “큼.” 서경민이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자신이 우스꽝스러운 쇼를 하는 기분이었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윤라희는 전신에서 거부라는 기류를 뿜어냈다. 그는 지금은 물러나야 한다는 걸 알았다. 낯짝 두껍게 버티며 민폐 끼칠 때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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