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1화

‘이 구간을 이렇게 만들려고 꽤 공을 들였겠지. 주아윤, 나를 깎아내리려고 정말 큰돈과 힘을 쏟았네! 해봐, 뭐든 해봐. 지금 더 거칠게 날뛸수록, 마지막에 불길은 네 쪽으로 더 세게 붙을 거야!’ 윤라희는 휴대를 옆에 던지고 일어나 세수하고 양치한 뒤, 하루 촬영 일정을 준비했다. 촬영장에 도착하니 모두가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이 미묘했다. 동정도 있었고, 비웃음도 있었고, 고소해하는 기색도 있었다. 어디선가 속닥거리는 소리와 손으로 입을 가린 킥킥거림이 새어 나왔다. 윤라희는 구경꾼들을 무시하고 대기실로 가서 메이크업을 받았다. 그때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치솟더니, 곧 대기실 문이 밖에서 세차게 걷어차였다. 가벼우면서도 몰상식한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 메이크업 아티스트들 어디 있어? 전부 나랑 같이 가!” 그 소리를 듣자, 윤라희의 고운 눈썹이 깊게 눌렸고 물기 어린 눈빛이 단단히 가라앉았다. ‘또 이 인간이네.’ 윤라희에게 화장해 주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황급히 나서서 환심을 사려는 웃음을 지었다. “대표님, 무슨 일이신가요?” “옆의 신선 촬영이 급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모자라. 너희 전부 가서 도와.”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아직 메이크업이 끝나지 않은 윤라희를 난처하게 훑어보았다. “하지만 여기 일이 아직 안 끝나서요...” “네가 대표야, 내가 대표야? 가라면 가. 말이 왜 이렇게 많아!” 서경민의 얼굴에는 짜증이 가득했다. 고작 작은 웹드라마 따위가, 자기 여신이 나오는 대형 드라마와 비교나 된다고 생각하냐는 표정이었다. 대기실 사람들은 화가 나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 옆 작품은 하유선과 한창 인기인 배우 허재준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 신선. 레온 엔터가 올해 중점으로 밀어붙이는 프로젝트로 수십억이 투입됐다. 반면 침묵의 서약은 투자액이 수억에 불과하니, 신선과는 애초에 비교 불가였다. 게다가 하유선은 서경민의 여신, 그가 가장 아끼는 존재라는 걸 모르는 이가 없었다. 저쪽에 무엇이 부족하든, 이쪽은 길을 비켜 줘야 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