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5화
“경민 오빠, 돌아왔어요.”
서경민은 마음이 복잡해 시큰둥하게 한마디 했다.
“응.”
그러고는 하유선의 눈을 가만히 응시했다. 어딘가 낯설었다.
하유선도 복숭앗빛 눈매를 가졌지만 윤라희만큼은 아니었다. 윤라희의 눈은 전형적인 복숭아 눈이었다. 길고 가느다란 눈매에 눈꼬리는 살짝 위로 말려 있었고, 눈가에는 은은한 홍조가 돌아 속눈썹이 길었다. 비 온 뒤의 복숭아꽃처럼 물기가 감돌았다.
윤라희는 웃지 않아도 눈빛이 잔물결처럼 번져 저절로 풍취가 배었고, 웃을 때는 눈썹과 눈매가 초승달처럼 휘어져 정말 예뻤다.
반면 하유선의 눈도 고운 편이지만, 윤라희와 견주면 평범해 보였고 묘한 기품이 덜했다. 예전에는 그 눈에서 익숙함을 느껴 참 좋아했는데, 지금은 왠지 낯설었다.
그가 멍하니 있자 하유선이 미간을 살짝 좁혔다.
“경민 오빠, 경민 오빠?”
두 번 부르고서야 서경민이 정신을 돌렸다.
“왜?”
“괜찮아요?”
하유선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괜찮아. 위가 좀 안 좋아서 그래.”
“네? 위가 또 안 좋아요?”
“응. 아침밥을 깜빡했어.”
서경민은 그렇게 말하고 전과 같은 자리의 의자에 가서 앉았다.
하유선은 그가 자신을 데려다주느라 아침을 거른 거라고 바로 떠올렸다. 그리고 입술을 살짝 깨물며 미안한 어조로 말했다.
“다 제 탓이에요. 오빠가 그렇게 일찍 데려다주지 않았다면 아침을 거르지 않았을 텐데요.”
원래는 그가 데려다주도록 해서, 제작진에게 그가 자신을 얼마나 챙기는지 보여 주려던 계산이었다. 그런데 서경민이 멍청하게 늦잠 잔 것도 모자라, 급하다고 아침까지 안 먹다니 말이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표정과 목소리를 내는 순간 서경민은 잔뜩 마음 아파하며 달래 주고, 잘못까지 스스로 떠안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반응이 없었다. 하유선이 고개를 돌려 보니, 그는 또 멍하니 딴생각에 빠져 있었다.
“...”
문득 불안이 치밀었다. 서경민에게 자신은 늘 1순위였다. 자신이 부르면 그가 무엇을 하든, 아무리 바빠도 가장 먼저 달려왔고, 함께 있을 때는 언제나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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